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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애객> 오디오북 1회 완독 혹은 완청
    오덕기(五德記)/中 2022. 2. 22. 14:42

    최근 <길모어 걸즈>와 <랑야방2 풍기장림>을 시청 완료했지만, 오늘은 2022년 2월 22일로 방영 1주년을 맞이한 <산하령>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마침 그제 <산하령> 원작인 <천애객> 오디오북을 다 들었다. 오디오북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 글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당시 오디오 드라마와 오디오북을 같이 듣다가 오디오 드라마는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간 이해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담담하게 연출한 오디오북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만 달렸다. 주로 오디오만 듣기도 하고, 가끔은 책을 읽으면서 함께 듣기도 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나갈 준비 하면서 듣다가 바삐 움직이던 손도 멈추고 그대로 멍하니 귀 기울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여, 소설을 다 읽고(듣고) 나니, 소설은 소설대로 재밌긴 한데, 이를 각색한 드라마 작가의 노고도 실로 대단하다. 소설은 전반적으로 주인공 위주의 단순한 서사 라인을 따라가면서, 여타 캐릭터도 평면적인데 비해, 드라마에서는 어찌보면 이름 없이 스러질 캐릭터들에게까지 관계성과 개연성을 부여하면서 스토리를 복잡하게 확대하였다. 그러면서도 큰 틀에서는 소설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다. 중요한 대사는 다른 배역의 입을 빌려서라도 시청자의 귀에 닿게 하였고,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인상 깊은 장면과 대사도 잔뜩 만들어냈다. 다만, 소설에서는 묘사되는데 드라마에서는 누락된 가장 아쉬운 장면이 있다. 무공을 폐해야 칠규삼추정을 치유할 수 있음을 안 온객행이 부상당한 채 깊은 잠에 빠진 주자서의 무공을 폐하려고 출수를 하려다가 문득 깨어난 주자서가 너마저 나를 이해하지 못하냐는 말에 손을 거두는 부분이다. 주자서를 살리고 싶은 간절함과 체념이 클리셰적이지만 담담하게 잘 그려졌는데 말이다.

    무고는 소설에서는 실로 거대한 맥거핀이다. 드라마를 한창 볼 때도 무고는 맥거핀이겠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 마지막 편에서 무고가 등장해서 당황하긴 했다. 드라마에서 단붕거가 악역이었을 때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이유인 즉슨, 붕거가 바로 중국의 민족 영웅(약간 이순신 급)인 악비의 자였기 때문이다. 악역에 쓰기에는 나름 성스러운 이름이 아닌가 싶었는데 소설에서는 그냥 초반에만 잠시 등장한 인물이었다. 조위녕의 어리바리함은 소설에서 더 잘 드러나긴 한다. 드라마에서는 어떤 시를 고상 옆에서만 읊고 끝내는데, 책에서는 이 시를 읊은 후(심지어 끝 부분을 기억 못 함), 두보 선생의 시를 운운한다. 내가 읭 이거 이백 시 아닌가 하는데, 역시나 그걸 듣고 있던 장성령과 온객행이 골 아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소설에서도 조위녕과 고상의 사랑은 비극. 흑흑. 원작에서는 칠야와 대무가 좀 더 자주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좀 많이 소략되었다. 대신 조경과 갈왕의 비중이 ㅎㄷㄷ.

    이상 아직 산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덕후의 포스팅. 

    일회 완독(완청)이 끝나자마자 다시 재청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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