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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션이 최종 정착지일 거라 생각했거늘
    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현대인 2022. 4. 14. 13:15

    그간 마크다운 에디터로는 Typora를 쓰다가 이게 언제부턴가 유료화되면서 이것저것 찾기 시작했다. 

    marktext도 써보고, bear도 써봤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냥 simplenote 상에서 마크다운을 구현해보기도 했는데 얘는 그러기에는 너무 simple하다. 현재 모든 메모의 80% 정도가 저장된 notion은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만, 뭔가 다른 것을 원했다. 그러다가 앱스토어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obsidian이다. 보는 순간 우앗 이거다 싶었다. 마크다운뿐만 아니라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제텔카스텐 기능을 구현한 앱이 여기 있다니.

    나는 노트테이킹/메모 앱으로 꽤 많은 어플을 사용한다. 일단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것은 notion으로, 에버노트에서 모든 자료를 notion으로 옮긴 후에 여기에 몰빵 하였다. notion은 나같이 ios, 윈도우, 안드로이드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강력한 호환성을 제공하고, 위젯 서비스까지 훌륭하다. 게다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자료 정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simplenote에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들을 정리한다. 냉장고에 뭐가 들어있으니 잊지 말고 조리하자는 것도 여기에 있고,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여기에 감상을 그야말로 메모한다. 직관적이지만 태그 없이는 분류가 잘 되지 않아서 정리는 잘 안 된다. 그래서 자주 확인하면서 장기적 메모로 돌릴 것은 따로 정리하고, 블로그에 포스팅할 내용은 포스팅하는 등 최대한 가볍게 유지 중이다. onenote는 클립핑 기능이 가장 훌륭하고, 손으로 필기하거나 이미 필기된 내용에 펜으로 줄을 긋거나 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 세 가지는 ios, 윈도우, 안드로이드 모두 호환 및 싱크가 가능하고 적절한 위젯 기능을 가진다. 다만 원노트는 약간 무겁다. zoho note도 기능은 좋고 호환이 잘 되는데, 어쩌다 보니 손이 안 가고, 익숙하지 않아서 개점휴업 중. allo는 협업용으로 사용한다. 

    아웃라이너 용으로는 dynalist, 그리고 마인드맵 그리기까지 가능한 transno도 있는데 둘 다 사용빈도가 떨어진다. 

    생활관리용 메모로는 ticktick과 구글킵을 사용한다. ticktick은 notion과 함께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이다. 

    ios에는 ios 나름의 다양한 노트테이킹 앱을 사용한다. margin note, 굿 노트, notability, craft. 그리고 ios와 윈도우 호환으로 scrivener 등. 

    그런데 내가 진정으로 찾아 헤매던 앱은 김정운의 <에디톨로지>에서 언급된 독일인의 자료 정리법으로 플래시 카드(혹은 인덱스 카드)에 습득한 내용을 정리하고 뒤에 레퍼런스를 적은 후에 서로의 관계성으로 생각을 재편집하는 방식을 구현한 앱이었다. 우연히 obsidian이라는 앱을 접하고 설명서를 읽는데 상기 방법론을 칭하는 말이 제텔카스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이 메모박스의 아날로그 성을 디지털로 구현한 플래시 카드 앱을 찾아 세상의 모든 앱은 다 받았던 것 같은데, 이 방법론을 칭하는 말이 따로 있는 것을 알았으면 이 고생은 안 했을 듯.

    옵시디언은 노션만큼 호환성이 높은 것도 아니고(손이 많이 간다), 위젯 기능도 없는데다가, 노션에서 모든 자료를 이전해보니 대환장 파티이다. 어쩌면 정말 제텔카스텐을 고안한 니콜라스 루만처럼 자료를 한 땀 한 땀 정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든다. 그럼에도 좋은 앱 하나 찾았다고 하루 종일 뿌듯하니 이것도 병이라면 병인 듯.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