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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lla dies sine linea_feat.냉소적
    What am I doing? 2022. 5. 18. 14:17



    1. 예전에 중국어 학원 다니던 시절, 선생님이 수업 시작하기 전마다 연습시킨 속담이 있었다. '뚱뚱이 한 입 먹어 되는 것이 아니다(胖子不是一口吃出来的)',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不怕慢, 只怕站)' 가 그것이다. 언어를 함에 있어 첫 술에 배부를 거라는 생각일랑 하덜말고 자강불식하라는 그런 가르침이다. 안타깝게도 그 후 중국어는 굉장히 오래 멈췄고, 이제 다시 회복하려고 몸부림치는 중이다. 몸은 꾸준히 먹어 뚱뚱이인데, 중국어는 안 뚱뚱이라는 것이 슬프다면 슬픈 현실.

    2. 저 중국 속담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꾸준히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스페인어이다.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시작한지 이제 800일이 넘었다. 800일 동안 쉬지 않고 매일 5-10분 정도 스페인어를 학습했다. 그리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의 스페인어는 처참하다. 하루에 5분씩 해서 언어는 늘지 않는다. 800일 동안 10분씩 했다고 해도 133시간이고 날짜로 환산하면 5~6일이다. 이 정도의 노력은 언어라는 측면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우쿨렐레를 이 정도 연습했으면 흥이라도 났을 것 같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내 친구에게 얘기하니 친구는 매일 5분씩이라도 한국어 공부하라고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데 이제 하지 말아야겠다고. 배움이 빠른 친구이다. 덕분에 나는 더 너덜너덜.

    3. 오늘 도서관에서 예전 대출한 책 이름을 검색하다가 독서통계라는 것이 있어 눌러 보았다. 확인하니 이 도서관에서만 내가 책을 대출한 건수가 거의 천 건이고(천 권은 아니다), 그중 약 70%가 전자책을 대출한 내역이었다. 대출 건수만으로는 이 도서관에서 상위 0.1%에 해당된다는 결과물을 접하면서 나는 어쩌면 이 구역 루저 중에 가장 책을 많이 빌려 보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다 읽은 게 아니라는 점이 함정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도서관보다 더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들이 몇 군데 있으니 책은 하여간에 무지 열심히 빌리긴 하나보다. 책을 많이 보면 뭐해 제텔카스텐에 정리하지 않아 학습된 것은 그 무엇도 없으니 말이다. 

    아래는 내가 이 도서관에서 즐겨 빌린 주제라고 한다(절대 읽었다고 하지 않았다).

    다른 것은 다 알겠는데 행정학 무엇? ㅋㅋㅋㅋ 특이하게도 내 전공 관련 서적은 보이지도 않는다. 

     

    4. 요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할 수 있게 요가매트를 펴놓고 잔다. 일어나면 침대에서 매트 위에 굴러떨어져서 비몽사몽간에 유튜브를 키고 엎드린 자세(차일드 포즈)를 취한다. 그 모양새가 자못 다시 잠든 것 같기도 하고, 마주보는 TV신을 숭배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며칠 전 요가매트를 안 펴놓고 자서 다음날 요가를 못했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하니 친구는 "하긴 요가매트가 천근만근이라 펴기가 쉽지 않지?"하면서 비꼬는데 역시 내 친구답다.

    이 글을 아침 요가에 성공한 후 득의양양하게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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