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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릭 레드먼드, 비자카드 광고, 그리고 올림픽
    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의미 2008. 8. 29. 19:29



    Derek Redmond didn't finish in first place in the 1992, 400-meter.  He didn't finish in second, or third, or fourth.
    He and his father finished dead last. But he and his father finished.
    Visa. Proud sponsor of the Olympic games, and the only card accepted there.

    데릭 레드먼드는 1992년 400미터를 1등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는 2등, 3등 아니 4등으로도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와 그의 아버지는 꼴등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와 그의 아버지는 결승선을 통과하였습니다.
    비자, 올림픽 게임의 자랑스러운 스폰서, 그리고 유일하게 그곳에서 받는 카드 -_-;


    1. 이사를 가려고 트럭 빌려서 대충 큰 짐만 옮긴 후에, 너무 피곤해서 눈 좀 붙였다가 새벽 4시 쯤인가 짐 마저 정리할려고 아무도 없는 빈 아파트로 향했다.  전등은 이미 다 옮겨 놓은 상태인지라 부엌에 있는 어스레한 불빛에 의지해, 마루 한 가득 있는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침 빈 집 정리할 때 심심할까 아직 옮겨놓지 않은 텔레비전을 켜니 nbc에서는 올림픽 체조 중계가 한창이었다.

    2. 그러다가 막간 광고 시간에 상기의 비자카드 광고를 보고 난 오열을 하고 말았다. 원래 매체를 통한 감동 메세지에 쉽게 눈물 흘리기도 하거니와 (-_-;)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더 감동적이였다나 뭐래나. (뭐 이건 볼때마다 대성통곡이다.-_-;) 아버지의 부축을 받고 있는 데릭 레드먼드가 크게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3. 유력한 메달리스트 후보였던 영국의 레드먼드는 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400미터 준결승전 경기 도중에 햄스트링 파열로 쓰러졌으나 고통과 싸우며 계속 일어서려했고, 그것을 보다못한 아버지가 직접 달려나와 그를 부축하여 아버지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이들 부자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위키피디아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Derek_Redmond)

    4. 외국에 나와 있으면 없던 애국심도 생긴다고 하던가. 바로셀로나 올림픽 이후 관심을 끊고 있던 올림픽에 저절로 눈이 가더라.(뭐 굳이 애국심과 연관 지을 필요는 없겠다) 연일 날아오는 우리 나라 선수들의 승전보와 설령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투혼을 보여준 여러 선수들, 그리고 펠프스(라고 쓰고 펠피쉬라고 읽는다)와 볼트 유사인의 압도적인 실력 등 볼거리도 많았고, 이번을 마지막으로 올림픽에서 퇴출 당하는 야구에서의 금메달은 날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진짜 하루종일 잠도 못 잘 정도로 하이퍼 상태였고, 마지막 병살타 장면은 볼 때마다 눈물을 쏟을 지경이었다.) 본디 방송 및 기타 매체에서 토픽 하나 잡고 미친 듯이 떠들어 대는 것에 수이 넌더리를 내고 외면하는 특성을 가진 나이기에 월드컵, 올림픽 등은 모조리 스킵했는데 외국에 나와 있으니 미디어의 몰빵이 저절로 차단되면서 다시 관심을 찾은 듯하다. 게다가 미국 방송들은 오로지 NBC만 올림픽을 중계해주는 터라 궁금함이 더 커졌는지도 모르겠다.

    5. 하여튼 다시 봐도 감동적인 장면이다. 인간이 높은 목표를 갈구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옆에 있음은 또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자본, 유럽중심주의, 내셔널리즘이 판치지만 그 사이에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고귀한 몸짓과 그들을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망이 있기에 올림픽은 (죄많은 가운데) 아직은 의미있는 행사이리라. 이제 우리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던 올림픽에서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려 우리 주위에 소외된 계층을 보듬고 윗대가리들이 허튼 짓 못하게 감시할 때다. 물론 장애인 올림픽도 신경 좀 써주고...

    6. 미국에서 올림픽을 본지라 내 입에는 미국국가가 맴돈다. 젠장 -_-;
사고전서의 옳게 치우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