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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흐 전집
    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09. 4. 2. 19:39
    오늘 학생이 자신의 프리젠테이션 주제를 이야기하려고 연구실에 찾아왔다.
    학기초에, 원래 내가 정해놨던 토픽에는 없었지만, 그 아이가 클래식 애호가라고 하길래, 특별히 선정해준 주제는 high middle ages 동안의 교회 음악. 특히나 유일한 여성 작곡가였던 힐데가르트 빙엔의 음악이었다.

    그 아이가 만들어 놓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보면서 이야기하다가 어떤 교황이 counterpoint를 금지했다는 글귀를 보고, 야, counterpoint가 뭐냐? 라고 물으니, 설명하는 꼴이 대위법이다. 그래서 올커니, 너 지금 바흐가 짱 먹었던 그 기법을 말하는게냐?고 하니 그렇댄다. 바흐에 대해서 이야기 좀 했는데 수업 시간이 다가와서 아쉽게도 이야기를 멈춰야 했었다.

    바흐 이야기가 나온 김에, 바흐 음악 이야기를 할 짬밥은 안 되고 바흐 전집에 대한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2000년은 바흐 서거 250주년이었는데, 덕분에 라디오 클래식 채널에서도 허구헌날 바흐 음악을 틀어줬었다. 바흐 음악이 주는 안정감과 격정, 그리고 오르간 연주의 음산함을 좋아하던 터라 하루종일 라디오만 들었던 것 같다. 그냥 무작정 바흐 음악만 듣고 싶다는 생각에 교보문고에 있는 핫트랙이었나? 어딘지는 잘 기억 안 나지만 음반판매장에 갔었다가, 커다란 상자에 걸려서 넘어질 뻔 했었다. 바로 이거였다.


    서거 250주년 기념 브릴리언트에서 나온 바흐 전집. -_-;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 가격이 60만원이 넘었던 것 같다. 가난한 학생이 무슨 돈이 있겠냐. 그냥 CD하나 사들고 집에 돌아왔었다. 이 전집은 클래식 애호가가 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검박하다 못해 구두쇠 부모에게 어려서부터 세뇌 교육을 받아서인지 돈 드는 취미생활은 극도로 꺼리던 터라... -_-; 뭐 어쨌든 가장 저렴한 라디오 듣기와 공짜 공연 표만 취하면서 근근히 클래식을 즐긴지 3년여 만에, 다시 야구에 버닝하면서 클래식과는 점차 멀어졌다.
    사실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음악 감상은 외국어 공부에도 방해가 되는지라 그닥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취미이긴 하다.(외국어 공부를 대단히 열심히 하는 것 같이 말하고 앉아있다 ㅋㅋ)

    그러다가 요즘 다시 클래식에 대한 감정이 스물스물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생각나는 것은 역시나 내 마음의 고향인 바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집을 찾아보니 세상에, 같은 브릴리언트 판인데 가격이 놀랍다.

    어떤 사람이 무게를 재는 장면 -_-


    새로나온 브릴리언트 바흐 전집은 총 155CD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케스트라와 챔버 23장, 키보드 23장, 60장의 칸타타, 성악 32장, 오르간 17장의 연주가 각각 다른 연주자에 의해 연주되었다고 한다. 가격이 140달러 이내에 나왔는데, 한국쪽을 찾아보니 10만원대에 살 수 있는 듯 싶다. CD 한 장당 700원도 안 되니 지나치게 싸긴 하다. (퀄리티에 대해서도..말들이 많긴 하다)



    아래 사진은 브릴리언트 전집보다는 훌륭한 퀄리티라고 소문 났지만, 절판된 핸슬러와 텔덱판 전집.


    서거 250주년 기념으로 2001년에 나왔던 hansler 클래식 172장.



    서거 250주년 기념으로 2000년에 teldecl에서 나왔던 153장짜리 전집. 가장 퀄리티가 좋다고 듣긴 했는데,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품절에, 중고품이 140만원이 넘는다. 쿨럭. -_-;

    이렇게 주절주절 말이 많지만, 난 현재 오디오 기기도 없다. ㅋㅋ
    아흑, 바흐만 연주하는 공연 가고 싶구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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