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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人老了_끝없는 자기복제
    What am I doing? 2013. 4. 19. 00:08

    1. 사람이 늙는 순간은, 새로 무엇인가를 습득하는 비중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되새김질 하는 비중이 현저히 증가할 때를 의미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생판 모르는 것을 배우는 시간보다 기존에 체득한 것을 이리 저리 변용하거나, 공고히 하거나, 아니면 단순하게 이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단지 학문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마주하는 세상만사 모든 것을 대할 때 말이다. 이를테면 글을 쓸 때도, 예전에 써 왔던 방식 중 하나를 뽑아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사용하는 표현 또한 나만의 클리셰가 난무한다.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에는 되도록이면 다양한 표현을 써서 다양한 방식으로 글을 써보려고 시도했었고 다양한 내용을 담고 싶어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특히 리뷰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내가 예전에 썼던 방식을 자기복제하고 있음을 느낀다. 일주일에 글 하나씩은 쓰겠다는 굳은 결심을 잘 지키지도 못하는 와중에, 그나마 써대는 글들이 하나같이 성의 없고 항상 썼던 방식, 그것도 가장 재미없고 진부한 방식을 취한다. 마치 자소서 쓸 때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에서 장남으로 자란..." 식으로 말이다. 나도 쓰면서 재미가 없는데, 읽는 사람은 얼마나 재미가 없겠는가.


    2.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도 그렇다. 어떻게든 지금까지 내가 경험하거나 배웠던 지식을 동원하여 분석하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가 왜 사회에 끊임없이 병폐가 생길까, 혹은 신학적으로 표현하면 왜 악이 생길까이다. 회사라는 특정 조직에 몸 담으면서, 그리고 스스로를 대한민국 시민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내가 악의 근원이라고 지목했던 것은 한나 아렌트가 주장했던 사유의 완전한 부재가 배태해낸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이었다. 그러다가 요즘 일련의 경험을 통해 사람 중에 심성이 좀 더 악한 사람이 있고 (악하다기보다는 이기적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런 사람이 멍청한 상사와 만나면 조직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惡을 제어할 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설명할 때에도 진나라 조고와 호해, 한 말의 십상시, 당나라 고력사와 만년의 현종과 같은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에 현상을 보고 이를 파악하기위해 들이대는 지식이 인문사회 분야, 그러니까 내가 만날 공부했던 분야 가지고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3. 심지어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다. 사람을 깊이 알아가고, 그래서 애정을 갖는 일은 때로는 귀찮은 일이다. 이게 귀찮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 이미 늙은 게 아닐까. 그래서 이제 익숙한 것들만 애정한다. 업무 도와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예전부터 도와줬던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미드도 캐릭터 이미 다 파악한 봤던 미드만 다시 보고, 야구 선수도 고참급만 좋아하고(이제는 코치급...-_-; ), 만화책도 봤던 만화책만 다시 보고, 예전에 팬질 했던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며 애정을 쏟는다. 익숙한 것에 강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것에 뜨뜨미지근 하다. 그래서 지금 신화라는 그룹에 관심을 쏟는 것도, 그리고 신혜성에 열광하는 것도 새로운 것을 접하기보다 품이 덜 드는 자기복제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것을 찾을 여력이 없다.  






    뭐 앞에 말만 번다했지만 됐고. 신혜성 귀엽다. 이것은 요즘 내가 헤어나오지 못하는 기승전셩의 늪. 모든 결론은 신혜성.


    신혜성은 남을 복제하는 것도 더럽게 못한다. (나는 이 극뽁!이 뭔지 몰랐다가 찾아보고 알았는데 차승원이랑 하나도 안 비슷하더라...ㅎㅎ)


     


    이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상태.

    4월6일 이후 이런 상태를 본 적이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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