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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31~4.1) 1박 2일 파주 with 베프 (1)What am I doing? 2024. 11. 20. 22:51
원래는 이런 친구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본인이 이번에 한국에 가면 서울 시내에서만 만나지 말고 근교로 나가자는 거다. 파주 정도가 어떻냐며. 그래서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파주 지지향에서 일박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파주에서 인기 있는 장소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몇 군데 가르쳐준다. 죄다 디저트 카페나 도너츠 집이긴 했지만 말이다. 자기들도 데려가라는 말과 함께. 난 아직 풍광이 좋은 곳에 위치하거나, 인테리어가 독특한 카페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아직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은 후에 즐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금요일 오후 반차를 내고 친구를 뫼시러 달렸다. 우리 집에서 친구네 집까지 40분이면 도착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오후 4시 강남지역은 교통 체증이 엄청났다. 9호선 라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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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학문 쪽 연습생 대방출What am I doing? 2024. 11. 19. 23:34
1. 지남거(指南車)예전에 중국의 과학기술을 공부하다가 지남거라는 수레에 대해 알게 되었다. 수레 위에 인형이 있는데 그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방향이 남쪽이다. 자석의 힘이 아니라 기어 등의 장치로 항상 남쪽을 가리키도록 고안하였다. 이에 대해 이야기하던 교수는 자기는 대충 보면 원리를 잘 파악하는 편인데 이 지남거의 원리는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도 그런 종류이다.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으니 정통하지는 못하지만, 기계의 작동 원리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파악이 가능하다. 디지털 디바이스들도 그런 식이다. 대충 돌아가는 꼴을 보면 아 이것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다. 문제가 생기면 대충 두들겨 보고, 그렇게 대충 또 해결되면 그대로 잊어버리고 다시 하라 그러면 헤맨다. 솔직히 지남거도 대충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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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폐차 처리What am I doing? 2024. 11. 18. 11:03
얼마 전 운전을 하는데 차에서 누가 들어도 나 맛 갔소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워낙 오래 끈 차라 이제는 차를 보내줘야 할 때가 온 건가 싶었다. 결국 오늘 폐차처리를 했다고 한다. 2006년에 신차로 구입했으니 근 20년을 끌고 다녔다. 물론 중간에 미국 유학 시절에 새 차를 샀었긴 했지만. ㅎㅎ 그런데 막상 자동차를 바꾸려니 부담이 크다. 워낙 차에 관심이 없는데, 선택지는 많고, 들어가는 돈은 또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사실 이런 종류가 집인데, 나는 부동산의 사적 소유를 꺼리는 편인지라 집을 살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부모님들이 알아보신 후에 계약하라며 성화를 하셔서 결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계약서 쓰고 입금만 했다. 그런데 자동차를 알아보는 것까지 연로하신 부모님께 기댈 수는 없으니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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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당나라 추리물 <당조궤사록>(唐朝诡事录) 2022오덕기(五德記)/中 2024. 11. 17. 17:06
을 본 후 이번에는 친구가 추천한 , 우리나라 말로 하면 당나라의 괴이한 사건 기록. 정작, 이 드라마를 추천한 친구는 자신이 봤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해서 카톡 대화록을 증거로 제시해야 했던 불운의 드라마. 나는 적인걸을 중심으로 한 추리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번 드라마의 주인공은 적인걸의 제자. 중국은 명신을 탐정으로 만드는데 재미가 들렸는데 쉽게 말하면 황희 정승의 탐정화. 적인걸 단물까지 쏙 빼먹고, 진부하다고 생각하니 데리고 나온 것이 적인걸 제자인가라는 의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 의구심 가득한 시선으로 시작했지만, 드라마는 볼만했고, 캐릭터는 정이 가지 않았다. 스토리로 밀고 나가야하는 드라마랄까. 이야기는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데, 당나라 장안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홍차와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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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연습생 대방출What am I doing? 2024. 11. 16. 21:43
1. 어제도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내가 냄새에 예민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친구는 내게 pee 경보기라고 한다. 유럽 거리를 지나다 보면 노상방뇨가 꽤 많은데, 내가 먼저 이잉 찌린내 하고 뿌앵 울면, 그제야 친구도 그 냄새를 맡았다면서 말이다. 가끔은 나처럼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는데, 오랜만에 신나서 냄새 맡은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공감받는 것에 실패하곤 한다. 예를 들어, 나는 김치에서 나는 김치통의 플라스틱 뚜껑 냄새에 민감하다. 오이소박이김치나 총각김치 등에서 그 그릇 벽면에 닿은 냄새를 맡으면 나는 또 슬피 운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말이 뭔지 모르겠다며 이 시점에서 손절을 하곤 한다. 가끔은 음식에서 플라스틱 녹은 냄새를 맡곤 하는데, 이것도 공감을 못 받는다. 파래 냄새는 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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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최유준 <음악 문화와 감성 정치 - 근대의 음조와 그 타자>, 2011學而時習之不亦悅乎/문사철 2024. 11. 15. 17:01
최유준의 라는 책은 음악 형식이나 작품만을 논하는 음악 분석을 비판하고 음악을 사회나 문화 그리고 정치적 의미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하는 책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언어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월터 옹(Walter J. Ong)의 가 제시한 구술성(orality)-문자성(literacy)-2차적 구술성(secondary orality)의 범주를 음악분석의 문화적 배경의 도구로 활용하여 음조의 다양성과 표준화 사이의 갈등이 근대의 문자성(literacy)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다는 전제 하에 음악사의 큰 흐름을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최유준은 음악에서의 음조가 어떤 문화적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우리는 노래를 들으면 바로 이 노래는 슬퍼, 어두워, 혹은 밝아, 즐거워라는 감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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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하지 않아도 될 말What am I doing? 2024. 11. 14. 22:30
1. 오블완(오늘 블로그 완료) 어렵네생각보다 매일 블로그에 글 쓰기가 훨씬 어렵다. 시작한 지 사흘 만에 이미 간당간당했는데, 일주일 만에 벌써 오블완이 어렵다는 이야기로 포스팅 하나를 때워야 할 판이다. 요즘 블로그 2개에 매일 글을 쓰는데, 다른 블로그는 확실한 주제를 잡고 오로지 그 얘기만 간단하게 쓰는데 비해, 지금 이 블로그는 그동안 여기저기에 써놓기만 하고 제대로 끝맺지 못한 이야기로 글을 쓰는데, 의외로 그동안 써놓은 글이 너무 편린만 있어서 하나의 구성된 글로 완성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요즘 다시 야근이 시작되었고, 매일 하는 일이 회사에서도 글 쓰기요, 퇴근 후에나 주말에는 친구들 논문 고쳐써주기라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글만 쓰는 기분이다. 저번에는 논문 윤문해주고(말이 윤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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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의 <장소와 장소상실>(Place and Placelessness, 1976)學而時習之不亦悅乎/문사철 2024. 11. 13. 22:48
지리학자인 Edward Relph의 박사논문을 출판한 "장소와 장소상실"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측면으로서의 장소를 분석한다. 책 제목인 '장소'와 '장소상실'은 '장소와의 끊임없는 유대' vs '광범위한 획일화'를 뜻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장소(Place)"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애착과 소속감을 가지는 중요성을 지닌 특정 위치를 의미한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일 수도 있고, 신성한 공간인 종교건축일 수도 있고, 아지트일 수도 있다. -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장소에 집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 그러다보니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사는 실향민도 있고,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며 싸우는 사람도 있다. - 꼭 그런 거창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학교 다닐 때 책상 가운데에 선을 긋고 넘어오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