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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lla Dies Sine Linea_2017.5.15/2021.12.13
    What am I doing? 2021. 12. 13. 11:59
    여행은 한정된 시간을 길게 쓰는 방편이다. 

    통근길은 너무나도 반복적이라 그 안에서 보고 듣고 냄새 맡으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 마치 그런 시간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순간이동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그래서 길고 길어서 사뭇 고생스럽기까지 한 지루한 통근시간을 잊고 오늘도 또 출근길에 오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웬만큼 생의 감각을 흔드는 상황이나 정서가 아니고서는 매일 매일이 똑같은 통근길이고 기억 속에도 남지 않는 시간이고 그래서 사라져 버린 시간이다. 

    그런데 여행은 생의 감각을 흔드는 노력 없이도 예술로서의 삶을 포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다. 지도를 보며, 책을 보며 눈으로 따라갔던 그 길에 실제로 발을 디디는 순간은 얼마나 찬란한가. 아직도 여행에서의 거리를 두리번 거리던 그 감성, 그 하늘 빛, 그 분위기, 나누던 대화 모두 기억한다. 여행을 하면 모든 것이 의미있고, 심리적 시간의 길이는 한 없이 촘촘해지고, 그래서 더 길게 느껴진다. -2017.5.15

    2017.5.15 에 쓰다 만 글인데, 키워드라도 적듯이 2차대전 포로였는데 이미지트레이닝으로 골프를 연습했던 사람이 실제로 골프 실력이 줄지 않았던 얘기,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라는 몇 글자 메모가 있다. 더불어 신발은 온라인으로 사지 않겠다. 발이 번형된다는 말도 있고. ㅋㅋㅋㅋ 아마 당시에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라는 책을 읽었나본데, 내가 이런 책을 읽었는지조차 기억도 못하다가 방금 목차를 찾아보니 얼추 기억이 난다. 당시에 나름 재미있게 읽은 것 같은데 어찌 이렇게 깡그리 잊을 수가. 역시 사람은 기록을 해야 한다. 

    여행을 하지 못하니 시간이 순식간이다.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해했던 시간들이 깡그리 없어지니 2020년과 2021년이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게 지나간다. 올해 이렇게 블로그에 똥글이라도 쓰는 것은 이런 식으로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삶의 모든 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곧 다시 여행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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