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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세 유나의 보드게임 (셈셈수놀이, 셈셈피자가게, 코잉스)
    通古今之變/斅學半 2021. 9. 9. 11:24

    내가 보드게임을 시작하면서 5살 조카인 유나가 할만한 보드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유나는 아이패드로 하는 다니엘 타이거와 관련된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눈이 나빠지고 디지털기기에 중독이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아날로그적인 것을 찾게 되었다. 더불어 마냥 오락적인 요소에 치우치기보다는 두뇌발달이니 하는 것도 신경을 안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바로 셈셈수놀이이다. 유나는 막 손가락으로 더하기 놀이를 시작하였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는지, 1에 1을 더하면 2가 되고요. 뭐 이런 식의 노래를 우렁차게 불러 젖히면서 손가락을 꼬무락 폈다 접다 하기에 매진하였다. 칸 아카데미 키즈에서도 더하기를 가르쳐주던데 유나가 도움을 받으면서 곧잘 해나갔다. 그래서 연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것이 무얼까 알아보다가 걸려든 것이 바로 이 셈셈수놀이다.

    셈셈수놀이

    셈셈수놀이는 1부터 10까지 이루어진 카드 세 벌로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특히 유나는 큰 수-작은 수 놀이와 사다리 게임을 좋아했고, 나는 메모리 게임을 좋아했다. 사다리 게임도 그저 주사위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칸에 말이 이동하면 숫자 카드를 받을 수 있고, 이 모아놓은 숫자 카드의 합이 열이 되면 주사위를 또 한 번 굴릴 기회를 받게 된다. 유나는 자기가 모은 카드 중 합이 열이 되는 조합을 기똥차게 찾았고, 안 되면 카드 세 개를 모아서라도 합이 열이 되도록 하였다. 어른들이 승부를 양보하려고 본인 카드가 열이 되어도 넘어갈라치면, 자신이 막으면서 할아버지 카드가 열이 된다는 둥 계산 오지랖도 떨었다. 물론 처음에는 매번 손가락을 폈다 접었다하며 계산하였지만, 어느새 10을 만드는 숫자 조합은 암기하게 되었다. 내가 괜히 4+7이 10이라며 우길라치면, 아니야 그건 11이야 하며 엄중 경고를 하기도 하였다. 유나는 게임에서 꼭 1등을 해야 했고, 1등을 하면 "내가 이겼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었다. 다만 자기가 질 것 같으면 고개를 푹 숙이고 방으로 들어가 한동안 삐쳐있기도 했다. 한동안 온 가족이 셈셈수놀이 지옥에 빠져있어야 했다. 아침부터 가족들은 머리에 까치집을 하고 모여 앉아 주사위를 굴려야 했다. 

    코잉스

    두뇌발달류 게임으로 구입한 것이 코잉스이다. 셈셈수놀이와 같은 <행복한 바오밥>이라는 곳에서 나왔는데, 이곳의 노예가 될 것 같다. 코잉스는 공간지각력을 키우는 용도로 구입하였다. 약간 변형된 용도의 칠교놀이와 같다. 총 38가지 미션이 있고, 유나는 한 28 정도 하고 나서는 어려운지 자꾸 앞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나는 바로 36부터 38까지 해봤는데, 어른이 하기에도 꽤 재미있다. 한 판의 코잉스가 완성될 때마다 꼬잉~스~ 이러면서 같이 외쳐주니 엄청 좋아한다. 중독성이 강한 게임은 아니고 가끔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이다.

    셈셈 피자가게

    셈셈수놀이의 대히트에 힘입어 구매한 것이 바로 셈셈 피자가게이다. 만 6세 이상 기준이라 이제 만 4세가 된 유나에게는 좀 어려운 게임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 열까지의 연산은 제법 도가 텄으며, 두 자릿수의 경우도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었다. 셈셈 피자가게는 게임판이 앞뒤로 이루어져 있어, 한쪽은 100까지, 다른 한 쪽은 20까지로 되어 있고, 카드나 연산의 난이도도 조절이 가능했다. 게다가 유나는 요리에 관심이 많다. 피자를 만드는 요리사 놀이라면 꽤 좋아할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어하기는 했으나 룰이 약간 어려운지 셈셈수놀이 만큼 좋아하지는 않았다. 룰을 나만 알고 있고, 어른들도 룰을 숙지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셈셈수놀이 사다리처럼 아무나 쉽게 놀아주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할 듯싶다.

    셈셈수놀이는 6월 말에 구입하고, 코잉스와 셈셈 피자가게는 7월 말에 구입하였다. 셈셈수놀이 덕분인지 칸 아카데미 키즈 덕분인지, 아니면 본인의 노력 덕분인지 연산능력이 꽤 많이 발달하였고, 본인도 연산을 즐긴다. 종종 가족들에게 "뭐에서 6을 빼면 2가 되게?", 혹은 "7에서 뭐를 빼면 4가 되게?", "여든에서 열을 빼면 뭐가 되게?" 등의 퀴즈를 낸다. 나름 방정식도 하고 두 자릿 수 덧셈 뺄셈도 가능하니 신기하다. 나는 조만간 고대 메소포타미아 관료들보다는 셈을 잘 하겠군 하며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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