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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ovo p11 LTE 샤오신 패드 할아버지 선물로 드린 후기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현대인 2022. 11. 15. 13:50
Lenovo p11 LTE 샤오신(小新) 패드 후기 아닌 후기 이름이 샤오신 패드라, 뭔가 조심스러웠다(조심하다는 뜻을 가진 중국어의 小心과 발음이 똑같다). 이미 작년에 wifi버전이 10~12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팔려서 가성비를 탐닉하는 자들에게 꽤 큰 인기를 끌었었다. 덩달아 관심이 생기긴 했는데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 프로조차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터라 크게 욕심을 내지 않았다. 다만 주민등록상 연세가 백세가 넘으신 외할아버지께 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작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보시는 게 안타까워서 말이다. 다만 할아버지 댁에 wifi가 안 되어서 LTE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풀린 P11은 국내 정식 발매 LTE 버전이다. 스냅드래건 662에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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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 - 외국어What am I doing? 2022. 11. 8. 16:42
일본어 하나. 일본어를 듀오링고로 깔짝대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손도 안 대고 있다. 그래서 밀리를 구독하는데 마침 일본어 소설책 듣기가 있어서 시작했다. 제일 짧은 것이라 고른 것이 다자이 오사무의 이라는 책이었다. 친구에게 얘기하니 이왕 오디오북을 들을 거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정도로 가는 게 어떻냐, 가뜩이나 애니메이션만 봐서 오타쿠처럼 말하는데 다자이 오사무라니 끔찍한 혼종이 되겠다고 비꼰다. 문제는 내가 다자이 오사무가 요즘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내가 소세끼만큼 옛날 사람이야? 하니 나츠메 소세끼보다는 최근 사람이지만 그 어드메에 위치한다고 한다. 어쩐지 소설에서 쓰이는 예스러운 단어나 어투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냥 시대적 배경이라고 생각했다. 난 다자이 오사무를 무라카미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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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뷔페 그리고 빌레글레 展> @소마미술관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2. 11. 3. 15:17
간단하게 말하면 원래 알지 못하는 작가였다. 그저 우연히 슈퍼 얼리버드 티켓이 나온 것을 보고 구입했고, 그 이후에 ‘피카소와 함께 프랑스가 자랑스러워하는 장 뒤뷔페 특별전’이라는 전시회 소개를 읽게 되었다. 뭐라 피카소? 스페인 사람이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한다면 뭐 그런 거다. 우리도 사유리나 호사카 유지 교수, 타일러나 조나단-파트리샤 남매가 세계적으로 위명을 떨치면 그들의 실질적 뿌리는 한국이라며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전시회는 올림픽공원 소마 미술관이다. 소마 미술관은 꽤 오랜만이다. 소마(SOMA)는 서울올림픽미술관(Seoul Olympic Museum of Art)의 두문자어이다. 나는 그리스어의 신체를 뜻하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노렸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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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국축제자랑> 울다 웃다 뇌내 축제의 현장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11. 3. 12:31
책은 그냥 언제나 그렇듯 닥치는 대로 읽고 있다. 그다지 가까이하지 않는 문학 분야에서조차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나,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소설책도 읽어봤다. 그런데 요즘 날 감동과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책은 이렇게 굵직굵직한 상을 받은 책이 아니다. 바로 이름도 거룩한 이다. 그냥 평이한 억양으로 제목을 읽으면 맛이 안 산다. 전국-, 축제 자라앙! 뭐 이 정도로 읽어야 되지 않을까. 글쟁이 부부인 김혼비 씨와 박태하 씨가 손 잡고 만들어 낸 한국의 축제 탐방기이다. 그야말로 얻어걸린 책이었다. 도서관 반납을 앞두고 카페에서 읽었다. 가끔 엄청 웃긴 것을 밖에서 보면 소리는 못 내고 몸에 진동만 일으킬 때 있지 않은가. 지하철에서 나와 어깨를 맞댄 채 영상을 보다가 몸을 엄청 떨며 웃는 이에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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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일촌상사 少年游之一寸相思> 잡담오덕기(五德記)/中 2022. 10. 31. 15:28
9월 12일에 보기 시작했는데 10월 26일에 시청 완료. 처음부터 꽤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한가로이 드라마를 볼 정신조차 안 되어서 멈추었다가 여유를 찾은 후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가끔 OTT에서 추천이 되기는 했지만, '나의 소녀'로 시작하는 제목과 감성 터지는 포스터 때문에 제쳐두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웹서핑 중에 숨겨진 명작이라는 식의 강력 추천을 보고 속는 셈 치고 보자며 시작했다. 온 세상 무협은 한데 그러모은 듯한 클리셰 파티인데 그렇게 진부하지는 않다. 논리적으로 저게 말이 되냐, 저 상황에서 왜 저걸?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간혹(실은 왕왕) 있긴 하다. (목영은 왜 소선을 가지고 무림맹주가 될 수 있다는 거지? 자신을 겁탈하려 했던 가짜 목휴를 목련은 왜 못 알아보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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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成天这么累 我图什么呢What am I doing? 2022. 10. 25. 14:07
1. 워투션머너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워커홀릭. 일생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건만, 지금의 내게는 퍽이나 어울리는 별명이다. 원래 일처리는 빠르고, 주도해서 일을 만들어내는 편은 아니다보니 지금껏 하루 두 시간 정도 일하고 나머지는 어영부영 보내도 큰 무리가 없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런 나를 월도니 월루니 하는 이름으로 불렀고, 심지어 이를 아는 직장 상사조차 터치하지는 않았다. 할 일은 하고, 가끔 열정적인 직장인 코스프레도 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온 회사는 업무량이 어마어마해서 야근에 주말까지 난리도 아니다. 원래 두 시간 일하다가 지금 열 시간씩 일하니, 급여를 다섯 배는 더 받아야 할 것 같지만(기적의 계산법) 세상만사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없으니 비애감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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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8. 25. 17:10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결론부터 세 줄 요약 1. 내 모토가 죽은 사람만 덕질하자였는데, 죽은 사람 덕질도 위험할 수 있다는 엄중 경고. 2. 듀이의 십진법으로 생물과학에 분류되어 있지만 생물과학책은 아니다. 3. 같은 것을 접해도 입장 차에 따라 지독하게 분기한다. 청교도와 진화론의 끔찍한 혼종 이 책은 요동친다. 마치 진자가 오가듯 한 사람의 삶 자체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최고점에 오르다 나락으로 가기를 번갈아 한다. 그 변곡점마다 책이 서술하고자 하는 인물이 아닌 작가의 삶이 아로새겨진다. 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곁가지가 따라붙어서 내가 지금 무슨 장르의 책을 읽는 거지라고 의심을 품을 때쯤 거대한 흑막을 열어준다. 어찌 한 사람의 평가가 하나뿐이겠는가만은 한 사람의 삶이 가져오는 다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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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단 튜닝 (Feat.Tuning Up)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2. 7. 1. 11:50
클래식 공연장에 가면 본격적인 연주에 앞서 음을 조율하는 시간이 있다. 굉장히 시끄럽고 제멋대로지만 그 소리가 들리면 곧 공연이 시작된다는 설렘에 심장 박동 수가 올라간다. 이 조율하는 광경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먼저 오보에가 라(A) 음을 불면 그에 맞춰 다른 악기들이 천둥같이 소리를 내는 것을 들었으리라. 오보에를 기준으로 조율하는 것에는 유구한 전통이 있다. 17세기 처음 오케스트라라고 부를만한 것이 나왔을 때는 주로 현악기의 모임이었는데 여기에 오보에 한 쌍이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의 소리를 강화하기 위해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크 시대에는 음의 높낮이가 통일되지 않았고, 그래서 같은 '라'음을 연주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솔 음부터 시 플랫음까지 모두 '라'음으로 쓰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