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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마일리지, 중드, 그리고 스톡킹What am I doing? 2022. 6. 28. 11:28
1. 마일리지 아마도 대한항공에서 온 마일리지 관련 이메일을 보고 동했을 것이다. 확인해 보니 대한항공에 4만, 아시아나에 4만 이렇게 총 8만이 있다. 그중 대한항공 마일리지 일부는 내년 중순이 만료일이다. 그간 돌아다니며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 또 쌓였다. 편도로는 거의 어디든 갈 수 있는 마일리지이다. 다만 작금의 어마어마한 유류할증료와 없는 시간이 문제라면 문제. 그래도 나가고 싶다. 일단 만료된 여권부터 어찌하고. 2. 무려 26편까지 달렸음에도 미련없이 버린 을 뒤로하고, 다른 중드들을 시작했다. , , 이 그것이다. 은 이미 그전부터 시작했었는데 그냥 시작만 했다. 유우녕(류위닝)에 대한 애정이 아직 그 정도로 깊은 것 같지는 않다. 은 유이동(류이통)이 아빠인 유혁군(류이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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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변화What am I doing? 2022. 6. 22. 10:12
1. 최근 신변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먼저 일터가 바뀌었고, 루빅스 큐브를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스페인어와 아랍어도 잘 못하는데, 별안간 라틴어까지 시작했다. 이 범주들을 같은 수준에서 다뤄도 되는 건가 하겠지만, 느낌상 아직까지는 큰 차이가 없다. 아랍어는 도대체 언제쯤 글자를 읽을 수 있는지 궁금하고, 라틴어는 이미 습득한 유럽어와 유사해서 의외로 쉽게 익히고 있으며, 루빅스 큐브는 워낙 오랫동안 미뤄둔 것이라 처음 맞춰줬을 때의 기쁨이 굉장히 컸다. 그 이후 연습을 통해 숙지하고, 이제는 의뢰를 받아서 헝클어진 친구네 루빅스 큐브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아주 뻑뻑한 루빅스 큐브 두 개를 손을 벌벌 떨어가며 맞추고 밥을 얻어먹었다. 2. 일에 관해 개괄적으로 얘기하자면 4월에 꽤 다양하고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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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원효_积德行善?What am I doing? 2022. 6. 20. 16:03
0. 원효 대사는 『보살계본지범요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옛날 현인이 그 아들을 가르치면서 “삼가 선을 행하지 말라.”라고 하니, 그 아들이 “그러면 악을 행할까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아버지가 “선도 행하지 않아야 하거늘 악을 행할까 보냐.”라고 말했다 한다. (古之大賢。誡其子云。愼莫爲善。其子對曰。當爲惡乎。親言善尙莫爲。況爲惡乎。) - 『보살계본지범요기菩薩戒本持犯要記』 (ABC, H0015 v1, p.582b01-b11) 1.길모어 걸즈 1-5를 보면 로리의 생일파티를 주최하는 할머니 얘기가 나온다. 로리는 학교 친구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데, 할머니는 로리의 속사정은 상관하지 않고 학교 친구들 전체를 초대한다. 로리는 그것이 영 마뜩지 않아서 결국 할머니에게 대거리를 하고, 할머니는 돈 들이고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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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十个词汇里的中国)>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6. 20. 13:53
엄청 재미있게 읽은 책은 아닌데, 포스팅할 때마다 언급을 꽤 한 듯 싶다. 원제는 이다. 작가는 그가 고심 끝에 고른 10개의 단어로 그가 겪어온 중국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가 자신이 살아온 중국을 묘사하기 위해 고른 10개의 단어는 다음과 같다. 인민(人民), 영수(領袖), 독서(閱讀), 글쓰기(寫作), 루쉰(魯迅), 차이(差距), 혁명(革命), 풀뿌리(草根), 산채(山寨), 홀유(忽悠)가 그것이다. 책은 이렇게 번역했지만, 내게 번역하라고 하면 조금 다르게 할 것 같다. 민중, 지도자, 읽기, 쓰기, 루쉰, 격차, 혁명, 서민, 짝퉁, 낚기(뻥카) 정도로. 나는 중국어를 하는 사람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중국에 무심한 편이다. 피상적이고, 앎도 부족한데, 부정적인 감정까지 가지고 있다. 다만 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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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차시천하(且试天下, Who rules the world)> 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2. 6. 3. 14:38
보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조로사가 나온다고 했고, 마침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으로 wetv를 구독하게 되었는데, 볼 게 별로 없었다. 초반부터 전개가 휘몰아 쳐서 그냥 멍 때리고 보았다. 중드가 보통 초반에 캐릭터니 상황 설명한다고 느릿느릿 진행하는 구간이 있는데 그런 거 없다. 바로 주인공 남녀가 팡팡 등장한다. 이미 둘은 아는 사이라 서로 탐색하느라 시간 낭비하는 것도 없고, 바로 얽혀 들어간다. 바둑돌도 아니고, 남주는 흑풍식, 여자는 백풍석이고 각각 검은 옷과 흰 옷을 입고 등장한다. 흑풍식(黑丰息)과 백풍석(白风夕)은 이름의 한자가 다르긴 하지만, 중국어 발음과 성조는 모두 같다. 둘 다 [fēng xī]. 쉽게 말하면 강호 상에서 그들은 동명이인이다. 세계관은 대동의 황제가 현극령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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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사소함 주의What am I doing? 2022. 5. 30. 11:22
1. 알록달록 패션을 글로 배운 한 친구가 내게 한 몸에 세 가지 이상의 색을 지니면 패션을 알지 못하는 이라 하였다. 이를 실천하기라도 하듯, 평소 모노톤만 챙겨 입어 흑백 TV가 구현하는 수준의 색으로 입고 다니는 이 몸 되시겠다. 그렇지만 요즘 옷과 신발도 다 떨어져서(헤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싶다) 여태까지 온전한 태를 갖추고 있는 의복을 착용하자니 저도 모르게 색이 좀 알록달록해졌다. 이를테면 연분홍색 스니커즈니 민트색 후드티니 하는 것들. 이 나이에, 이 정도 부를 가지고(옷을 살 돈은 있다는 얘기다), 이 정도로 헤진 의복을 입는 이도 나뿐이리라. 이 날 아침에도 몸에 지닌 색깔이 너무 많아서 약간 개의하며 집 밖을 나서고 있었다 눈에 띄는 여섯 가지(그중에는 연분홍 스니커즈,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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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feat.냉소적What am I doing? 2022. 5. 18. 14:17
1. 예전에 중국어 학원 다니던 시절, 선생님이 수업 시작하기 전마다 연습시킨 속담이 있었다. '뚱뚱이 한 입 먹어 되는 것이 아니다(胖子不是一口吃出来的)',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不怕慢, 只怕站)' 가 그것이다. 언어를 함에 있어 첫 술에 배부를 거라는 생각일랑 하덜말고 자강불식하라는 그런 가르침이다. 안타깝게도 그 후 중국어는 굉장히 오래 멈췄고, 이제 다시 회복하려고 몸부림치는 중이다. 몸은 꾸준히 먹어 뚱뚱이인데, 중국어는 안 뚱뚱이라는 것이 슬프다면 슬픈 현실. 2. 저 중국 속담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꾸준히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스페인어이다.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시작한지 이제 800일이 넘었다. 800일 동안 쉬지 않고 매일 5-10분 정도 스페인어를 학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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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텔카스텐의 역효과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5. 18. 13:43
숀케 아렌스의 이라는 책을 읽었다. 분절된 글쓰기 방식과 기계적 번역에 고통당하면서(영어 번역본이라도 있기를 바라며 손을 떨며 찾아 헤맸건만)도 방법론 자체에 대한 심도를 높이겠다며 꾸역꾸역 읽다가, 특정 부분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직관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벼락치기에 의존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결국 학습에는 실패하지만 계속해서 읽기를 반복한다는 뜻이다. 다시 읽기는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일반적으로 인정하듯, 우리는 벼락치기 공부로 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단기간 저장할 수 있으며 대개 그런 식으로 시험을 치러서 합격할 정도는 된다. 그러나 벼락치기는 진정한 학습에는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테리 도일과 토드 자크라젝의 표현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