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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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텔카스텐의 역효과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5. 18. 13:43
숀케 아렌스의 이라는 책을 읽었다. 분절된 글쓰기 방식과 기계적 번역에 고통당하면서(영어 번역본이라도 있기를 바라며 손을 떨며 찾아 헤맸건만)도 방법론 자체에 대한 심도를 높이겠다며 꾸역꾸역 읽다가, 특정 부분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직관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벼락치기에 의존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결국 학습에는 실패하지만 계속해서 읽기를 반복한다는 뜻이다. 다시 읽기는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일반적으로 인정하듯, 우리는 벼락치기 공부로 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단기간 저장할 수 있으며 대개 그런 식으로 시험을 치러서 합격할 정도는 된다. 그러나 벼락치기는 진정한 학습에는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테리 도일과 토드 자크라젝의 표현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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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여화余華)의 에세이를 읽다가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5. 13. 14:07
약 한 두 달 전, 음악에 관한 책들을 찾으며 전자도서관을 둘러보다가 위화의 음악에 관한 수필집과 마주쳤다. 현대 중국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이 사람의 를 풍문으로 알고 있는 정도였다. 그의 음악에 관한 수필을 읽다가 그냥 원문으로 읽어볼까 하고 전집을 구했는데 목차에서 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혹시 영화 인가 하며 내용을 살펴보니 맞다. 수업 시간에 억지로 봤던 영화인데 꽤 인상이 깊었다. 사람이 이토록 힘든 삶을 놓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다만 견뎌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약간 중국판 같기도 하였고. 인생이라는 우리나라 제목보다 '살아가기'라는 원제가 더 마음 아프게 와닿았던 이 영화의 원작자가 바로 위화였다. 전집의 목차를 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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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5. 2. 11:52
을 약 4주 만에 다 읽었다. 이 책은 내가 독서모임에 함께 읽자고 추천한 것이다. 진도 안 나가고 수다만 떨기로 유명한 우리들이지만 요즘 쉬운 책만 읽으면서 완독을 잘도 한다. 더불어 강신주의 도 읽는데 욕심 안 내고 일주일에 2 챕터씩이라 이건 한 1년 걸릴 듯. ㅋㅋㅋㅋㅋㅋ 은 저자의 수업을 듣고 그의 열혈팬이 된 이가 추천한 책이었다. 사실 그 친구가 전공했다는 보건과학이라는 학문은 그다지 익숙한 분야는 아니었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뭘 하는지는 모르는 학문이었달까. 하여튼 보건과학 전공자가 아니었으면 이런 책은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2017년에 굉장히 주목을 많이 받은 책인데 까맣게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이 책은 일단 굉장히 쉽고 방법론은 간단하다. 통계를 통해 병증을 개인에게 귀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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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Survival of the Friendliest)> 잡설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4. 11. 13:34
제목을 듣고는 감이 안 왔는데, 영어 제목을 보고는 바로 감이 왔다. 이런 분야의 책이나 아티클들을 너무 많이 접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전자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했는데, 예약이 엄청났다.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가 했더니 유명한 소설가가 언급했다고 한다. 하여 대출될 때까지 원서로 슬슬 읽다가 한국어 책이 대출된 후 이어서 읽었다. 우리나라 책에는 앞뒤로 소개글과 해제가 붙어있더라. 소개글은 그 유명한 최재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물 관련 책은 최재천, 뇌과학 책은 정재승이 소개글 다는 게 무슨 공식이 된 듯싶다. 최재천 씨의 저작이나 강의를 접한 적은 없는데, 어머니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그의 언설에서 묘하게 기독교 냄새를 풍겨서 진화론과 양립 가능한가 의문을 품었었다. 그래서 떡본 김에 제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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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알라 알아스와니의 <야쿠비얀 빌딩>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4. 5. 17:47
제목, 그나마도 잘 안 외워지는 제목과 더 안 외워지는 저자명, 그리고 아랍 세계를 넘어선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내용을 전혀 모른 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소설에서 구현하는 공간은 수평적으로 펼쳐지지만, 이 책의 공간은 야쿠비얀 빌딩이라는 건물 형태로 수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빈부에 의한 계층도 횡적으로 형성되고 말이다. 한때 고급 아파트였던 야쿠비얀 빌딩이 시대가 변하면서 부유한 이들의 사적, 공적 장소와 가난한 이들의 거주 공간인 옥탑방 등으로 분기되는 모습이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초고층 빈민가인 토라 다비드도 떠올리게 했다. 초반에 빌드업 식으로 계속 캐릭터 소개만 해서, 이거 언제까지 이러려고 하나 하는데, 점점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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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 vs 실천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18. 16:59
이 책은 마르크스의 몸에 녹슬듯이 엉겨 붙은 엥겔스와 레닌, 그리고 막시스트들을 떼어내 마르크스 철학의 실체만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 끈질긴 시도는 약 800페이지에 걸쳐 끊임없는 동어 반복이라는 연마제를 통해 진행되는데 얼추 다른 녹들이 다 제거되나 싶더니, 이번에 저자의 녹이 마르크스에게 들러붙는다. 그래도 무쇠 덩어리에게 이 정도 산화작용은 불가피한 일 아니겠는가. 결국 강신주의 눈으로 마르크스를 보겠다고 이 책 펴 들은 것 아니겠는가. 물론 이 책이 마르크스 철학을 논하는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한 눈 어두운 중생이 여기 있지만 말이다. 처음의 파리코뮌 얘기는 꽤 즐겁게 시작했다. 누군들 싫어하겠는가 혁명의 휘몰아침의 한가운데에 몸을 누이는 것. 그런데 중간부터는 점차 중언부언하여 때려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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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14. 13:40
원제는 읽으면서 줄곧 무기가 된 철학 없이도 적수공권으로 딱밤 한 대 세게 때려주고 싶었다(목적어 없음). 그냥 자기 전에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책 전체를 관통하는 아전인수와 이현령비현령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오류를 찾겠다고 덤벼드느라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예전에 제목에 끌려서 조금 보다가 너무나도 얼토당토 하지 않아서 이번 생에는 만날 일이 없겠거니 했는데, 최근 합류한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한 것이다. 호리유차 천지현격(毫釐有差天地懸隔)이라는 말이 있다. 털 끝의 차이로 하늘과 땅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다. 철학자의 언설이나 사상을 약간만 다르게 해석해도 이미 원래와는 전혀 다른 뜻이 된다. 작가도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제38장, 소크라테스 파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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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목인(色目人) 유감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7. 12:53
언젠가 대화를 나누다가 색목인까지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색목인이 실은 눈동자 색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개념이라고 하자, 같이 이야기를 듣던 친구가 충격을 받으며 그 자리에서 검색을 하더라. 그리고 그다음에는 내가 더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색목-인 色目人: 명사 1. 중국 원나라 때에, 유럽이나 서아시아, 중부 아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을 통틀어 이르던 말. 주로 터키인, 이란인, 아랍인을 이르던 말인데 피부색이나 눈동자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내가 어버버하면서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하는 국립국어원에 고쳐달라고 얘기해야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 깡그리 잊었다가 얼마 전에 읽던 책에서 또 색목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