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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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립신미술관] 타나미 케이치(田名網敬一) 전시회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4. 11. 21. 21:41
도쿄에 사는 베프를 방문했다. 나의 지독한 무계획에 친구는 불안해했고, 친구의 불안함에 떠밀려 결정한 곳은 국립신미술관이었다.어떤 전시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지만, 현대카드 혜택이 국립신미술관 입장권을 무료로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카드를 챙겨갔는데, 그런 것은 필요 없고 앱카드로 인증을 하면 되었다. 티켓이 2천엔(약 18000원) 정도였는데 돈 내고 봤어도 아깝지 않을 어마어마한 전시회였다. 국립서양미술관 표도 무료로 제공했는데 여기에서도 꽤 재미있는 전시 중이라 못 간 것이 후회되었고.표를 받은 후 친구와 나는 누가 봐도 너무나도 화려한 전시관으로 향했다. 전시회명은 '타나미 케이치: 기억의 모험'이었다. 둘 다 누군지 모르는 작가였는데, 전시관에 입장하자마자 압도되었다. 시작은 미디어아트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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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산조(`23.6.23) @해오름극장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4. 11. 9. 21:54
어느 순간부터 공연은 잘도 혼자 보러 간다. 티켓 값도 만만치 않고, 성향도 다르고, 표 한 장 구하는 것이 두 장 구하는 것보다 좋은 자리 구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것을 조율하는 마찰적 조정의 시간을 갖느니 그냥 혼자 보러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달까. 그래서 이번에도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공연을 질렀다. 예매는 몇 달전에 했는데, 너무나도 바쁜 일상 속에 과연 공연 날이 올까 싶었지만 세월은 참으로 빨랐고 나는 그 날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이날 오후 반차를 쓰고, 조카를 보러 갔다가 조카와 조카 친구와 열심히 놀아준 후에 밥도 안 먹고 바로 공연장에 갔다. 해오름 극장은 이후에 두어 번 더 갔는데 꽤 마음에 드는 위치와 공간이었다. 거의 정중앙에 무대에 가까운 자리를 잡았기에 착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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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배우는 중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4. 11. 7. 22:51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중국학생들은 유치원 때부터 중국 전통 악기를 배웠다고 한다. 내가 유치원 시절부터 배웠던 악기는 피아노였는데 말이다. 중국사람들은 이렇게 어려서부터 중국전통악기를 배우기라도 하는 건가. 우리는 고작 학창 시절에 단소 몇 번 분 것이 다인데 말이다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어찌 보면 한국인보다는 중국인이 그래도 더 자기네 전통문화를 아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을 지나가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태극권 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나는 사대주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라, 즐겨 듣는 음악도 클래식이고,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서양악기인데, 그나마 동양 악기로 좋아하는 것이 얼후이다. 오호 통재라 이 피 끓는 사대주의. 그렇다. 난 원래 얼후를 연주하고 싶었다. 즐겨 보는 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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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세계수>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4. 9. 3. 11:31
공연을 하나 봤다. '세계수'라는 공연인데, 세계 각 지역의 지상과 하늘을 잇는 큰 나무에 대한 신화들이 있고, 이를 모티브로 삼아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연을 짰다고 한다. 마침 요즘 배우고 있는 해금도 프로그람에 들어가 있길래 덜컥 신청한 후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정하였다.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한성백제박물관이었는데 올림픽 공원에는 산책이니, 콘서트니, 소마미술관 전시회니 해서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이 박물관의 존재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음에는 이 박물관만 보러 와도 되겠다 싶었다. 미디어아트, 음악, 해금, 무용으로 신화를 표현하려고 했다. 난 이런 것을 볼 때면 만드는 순서가 궁금하다. 먼저 음악을 만들고 미디어아트를 제작했을까. 해금 연주자는 음악 작업에서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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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뷔페 그리고 빌레글레 展> @소마미술관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2. 11. 3. 15:17
간단하게 말하면 원래 알지 못하는 작가였다. 그저 우연히 슈퍼 얼리버드 티켓이 나온 것을 보고 구입했고, 그 이후에 ‘피카소와 함께 프랑스가 자랑스러워하는 장 뒤뷔페 특별전’이라는 전시회 소개를 읽게 되었다. 뭐라 피카소? 스페인 사람이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한다면 뭐 그런 거다. 우리도 사유리나 호사카 유지 교수, 타일러나 조나단-파트리샤 남매가 세계적으로 위명을 떨치면 그들의 실질적 뿌리는 한국이라며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전시회는 올림픽공원 소마 미술관이다. 소마 미술관은 꽤 오랜만이다. 소마(SOMA)는 서울올림픽미술관(Seoul Olympic Museum of Art)의 두문자어이다. 나는 그리스어의 신체를 뜻하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노렸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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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단 튜닝 (Feat.Tuning Up)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2. 7. 1. 11:50
클래식 공연장에 가면 본격적인 연주에 앞서 음을 조율하는 시간이 있다. 굉장히 시끄럽고 제멋대로지만 그 소리가 들리면 곧 공연이 시작된다는 설렘에 심장 박동 수가 올라간다. 이 조율하는 광경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먼저 오보에가 라(A) 음을 불면 그에 맞춰 다른 악기들이 천둥같이 소리를 내는 것을 들었으리라. 오보에를 기준으로 조율하는 것에는 유구한 전통이 있다. 17세기 처음 오케스트라라고 부를만한 것이 나왔을 때는 주로 현악기의 모임이었는데 여기에 오보에 한 쌍이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의 소리를 강화하기 위해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크 시대에는 음의 높낮이가 통일되지 않았고, 그래서 같은 '라'음을 연주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솔 음부터 시 플랫음까지 모두 '라'음으로 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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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베를린필 12첼리스트(6월 27일) 롯데콘서트홀_잡상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18. 7. 4. 10:59
그러니까 2000년. 처음 TV를 통해 그들의 연주를 듣고 언젠가는 직접 듣고말겠다고 결심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내한하였지만 게을러서 놓치거나, 내가 외국에 있거나 하며 인연이 닿지 않아 레이더망에 걸린 이번 공연만 오매불망 기다렸다. 소리만 잘 들으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가장 저렴한 표를 사려고했으나 시야가 가린다고 해서 답답할까봐 그 다음으로 저렴한 합창석 표 획득.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R석은 자리가 많고, 저렴한 자리는 매진이다. 일본에 있는 친구 말로는 그곳 공연 객석표도 같은 양상이라고 한다. 장소가 롯데콘서트홀이라 저녁으로 멘야하나비에서 나고야마제소바를 먹을 요량이었다. 허나 점심을 너무 배불리 먹었는지 배 안이 맛있는 음식을 영접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 하여 집에 들려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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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사촌지간 :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와 케텔비의 <페르시아 시장에서>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17. 4. 26. 14:01
1.친구가 2월 24일 공연을 보러 가잔다. 제 동기(同氣)로부터 갈취한 그런 귀한 표 되시겠다. 공연은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하는 서울시향과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의 협연이다. 프로그램도 확인하지 않은 채 신나서 갔다. 알고보니 내가 있는 곳의 높은 사람 A도 같은 공연을 간다해서 마주치지 않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러나 A는 돈이 많은 사람이고 친구에게 표를 준 이는 음악 듣는 귀는 예민하지만 부유하지 않은 인텔리겐챠인지라 마주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긴 했다.세계적인 클라리네스트인 자비네 마이어가 협연한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는 의외로 평이했다. 나는 모차르트의 재기발랄함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이게 그의 모든 곡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 곡 선정 때문인가. 자비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