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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연습생 대방출What am I doing? 2024. 11. 16. 21:43
1. 어제도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내가 냄새에 예민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친구는 내게 pee 경보기라고 한다. 유럽 거리를 지나다 보면 노상방뇨가 꽤 많은데, 내가 먼저 이잉 찌린내 하고 뿌앵 울면, 그제야 친구도 그 냄새를 맡았다면서 말이다. 가끔은 나처럼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는데, 오랜만에 신나서 냄새 맡은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공감받는 것에 실패하곤 한다. 예를 들어, 나는 김치에서 나는 김치통의 플라스틱 뚜껑 냄새에 민감하다. 오이소박이김치나 총각김치 등에서 그 그릇 벽면에 닿은 냄새를 맡으면 나는 또 슬피 운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말이 뭔지 모르겠다며 이 시점에서 손절을 하곤 한다. 가끔은 음식에서 플라스틱 녹은 냄새를 맡곤 하는데, 이것도 공감을 못 받는다. 파래 냄새는 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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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최유준 <음악 문화와 감성 정치 - 근대의 음조와 그 타자>, 2011學而時習之不亦悅乎/문사철 2024. 11. 15. 17:01
최유준의 라는 책은 음악 형식이나 작품만을 논하는 음악 분석을 비판하고 음악을 사회나 문화 그리고 정치적 의미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하는 책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언어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월터 옹(Walter J. Ong)의 가 제시한 구술성(orality)-문자성(literacy)-2차적 구술성(secondary orality)의 범주를 음악분석의 문화적 배경의 도구로 활용하여 음조의 다양성과 표준화 사이의 갈등이 근대의 문자성(literacy)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다는 전제 하에 음악사의 큰 흐름을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최유준은 음악에서의 음조가 어떤 문화적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우리는 노래를 들으면 바로 이 노래는 슬퍼, 어두워, 혹은 밝아, 즐거워라는 감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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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하지 않아도 될 말What am I doing? 2024. 11. 14. 22:30
1. 오블완(오늘 블로그 완료) 어렵네생각보다 매일 블로그에 글 쓰기가 훨씬 어렵다. 시작한 지 사흘 만에 이미 간당간당했는데, 일주일 만에 벌써 오블완이 어렵다는 이야기로 포스팅 하나를 때워야 할 판이다. 요즘 블로그 2개에 매일 글을 쓰는데, 다른 블로그는 확실한 주제를 잡고 오로지 그 얘기만 간단하게 쓰는데 비해, 지금 이 블로그는 그동안 여기저기에 써놓기만 하고 제대로 끝맺지 못한 이야기로 글을 쓰는데, 의외로 그동안 써놓은 글이 너무 편린만 있어서 하나의 구성된 글로 완성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요즘 다시 야근이 시작되었고, 매일 하는 일이 회사에서도 글 쓰기요, 퇴근 후에나 주말에는 친구들 논문 고쳐써주기라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글만 쓰는 기분이다. 저번에는 논문 윤문해주고(말이 윤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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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의 <장소와 장소상실>(Place and Placelessness, 1976)學而時習之不亦悅乎/문사철 2024. 11. 13. 22:48
지리학자인 Edward Relph의 박사논문을 출판한 "장소와 장소상실"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측면으로서의 장소를 분석한다.책 제목인 '장소'와 '장소상실'은 '장소와의 끊임없는 유대' vs '광범위한 획일화'를 뜻한다.여기에서 말하는 "장소(Place)"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애착과 소속감을 가지는 중요성을 지닌 특정 위치를 의미한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일 수도 있고, 신성한 공간인 종교건축일 수도 있고, 아지트일 수도 있다. -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장소에 집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 그러다보니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사는 실향민도 있고,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며 싸우는 사람도 있다. - 꼭 그런 거창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학교 다닐 때 책상 가운데에 선을 긋고 넘어오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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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리뷰] <군자맹>(君子盟) 2023오덕기(五德記)/中 2024. 11. 12. 16:24
리뷰를 채 쓰기도 전에, 이미 까지 다 보았으니 마음이 급하구나. 지금은 를 보다가 16편에서 하차하고, 을 보는 중. , , 는 모두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한다. 당대, 아니면 당대 느낌을 내는 가상의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음모와 이를 파헤치는 추리극이랄까. 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재밌고 짧다더라. 재미있는 중드는 많지만, 재밌으면서 짧은 중드는 귀하디 귀한 것. 하여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시작했다. 그저 군자들이 많이 나오겠구나 하는 느낌만 가지고. 알고 보니 당나라 비스므레한 가상의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추리극. 적인걸의 탐정화 영향인지 당나라 느낌을 배경으로 한 추리물은 참으로 많다. 은 옹나라 예부 시랑 란각(정백연 분)과 저잣거리에서 국수 장사를 하며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장병(송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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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항저우] 주말 2박3일 (`24. 1. 5.~7.) ②여행/중국 2024. 11. 11. 22:56
다음날 6시경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조식을 먹었다. 아직 어제 먹은 것이 소화도 안 되었고, 친구가 아침 먹으러 갈 거니 조식은 먹지 말라고 했으나, 호텔에서 공짜로 주는 조식을 안 먹을 이유가 없다. 조식으로 서호밀우(西湖密藕)라고 연근 뿌리에 찹쌀 넣고 만든 달콤한 요리가 나오는데 맛있어서 놀라고.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9시 30분인데 9시에 나가니 친구가 이미 로비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 또다시 스벅에서 들고 온 용과 주스와 함께.우리 둘은 먼저 근처의 봉황사에 갔다. 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띄고 있는데, 어제 남송어가의 호텔에 들어오는 길에 봐두었다. 딱히 볼 것은 없었지만, 내가 여행지만 가면 생기는 병, 즉 자꾸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병 때문에 친구가 꽤 힘들어했다.다음은 지미관(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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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피곤함이라는 상태와 그 원인What am I doing? 2024. 11. 10. 23:10
1. 주말에는 완벽한 휴식을의미가 별로 없음에도 꽤나 집착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주말에 두문불출하는 완벽한 휴식이다. 말이 휴식이지 집에서 하겠다고 계획한 것은 굉장히 많다. 주로 정리정돈, 밀린 공부, 독서, 악기연습 등이 그것이다. 실상은 침대에 하루종일 누워 있긴 하지만. 어찌 되었건 이런 완벽한 휴식이 확보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심지어 불안해지기까지 한다. 지금 9월부터 단 한 번도 주말을 온전히 쉬지 못했는데, 주말마다 과외 학생이 집 앞으로 찾아오고,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N잡러로 활동하기 위해 주말을 일터에 바치고, 공연을 보거나 가족 모임 등이 계속되어서다. 참 별 거 아닌데도 오로지 쉬겠다는 열망만 커져가고, 그 스트레스로 방을 어지럽히고 치우지 않는다. 결국 일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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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산조(`23.6.23) @해오름극장오덕기(五德記)/음악_공연 2024. 11. 9. 21:54
어느 순간부터 공연은 잘도 혼자 보러 간다. 티켓 값도 만만치 않고, 성향도 다르고, 표 한 장 구하는 것이 두 장 구하는 것보다 좋은 자리 구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것을 조율하는 마찰적 조정의 시간을 갖느니 그냥 혼자 보러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달까. 그래서 이번에도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공연을 질렀다. 예매는 몇 달전에 했는데, 너무나도 바쁜 일상 속에 과연 공연 날이 올까 싶었지만 세월은 참으로 빨랐고 나는 그 날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이날 오후 반차를 쓰고, 조카를 보러 갔다가 조카와 조카 친구와 열심히 놀아준 후에 밥도 안 먹고 바로 공연장에 갔다. 해오름 극장은 이후에 두어 번 더 갔는데 꽤 마음에 드는 위치와 공간이었다. 거의 정중앙에 무대에 가까운 자리를 잡았기에 착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