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m I d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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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원효_积德行善?What am I doing? 2022. 6. 20. 16:03
0. 원효 대사는 『보살계본지범요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옛날 현인이 그 아들을 가르치면서 “삼가 선을 행하지 말라.”라고 하니, 그 아들이 “그러면 악을 행할까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아버지가 “선도 행하지 않아야 하거늘 악을 행할까 보냐.”라고 말했다 한다. (古之大賢。誡其子云。愼莫爲善。其子對曰。當爲惡乎。親言善尙莫爲。況爲惡乎。) - 『보살계본지범요기菩薩戒本持犯要記』 (ABC, H0015 v1, p.582b01-b11) 1.길모어 걸즈 1-5를 보면 로리의 생일파티를 주최하는 할머니 얘기가 나온다. 로리는 학교 친구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데, 할머니는 로리의 속사정은 상관하지 않고 학교 친구들 전체를 초대한다. 로리는 그것이 영 마뜩지 않아서 결국 할머니에게 대거리를 하고, 할머니는 돈 들이고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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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사소함 주의What am I doing? 2022. 5. 30. 11:22
1. 알록달록 패션을 글로 배운 한 친구가 내게 한 몸에 세 가지 이상의 색을 지니면 패션을 알지 못하는 이라 하였다. 이를 실천하기라도 하듯, 평소 모노톤만 챙겨 입어 흑백 TV가 구현하는 수준의 색으로 입고 다니는 이 몸 되시겠다. 그렇지만 요즘 옷과 신발도 다 떨어져서(헤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싶다) 여태까지 온전한 태를 갖추고 있는 의복을 착용하자니 저도 모르게 색이 좀 알록달록해졌다. 이를테면 연분홍색 스니커즈니 민트색 후드티니 하는 것들. 이 나이에, 이 정도 부를 가지고(옷을 살 돈은 있다는 얘기다), 이 정도로 헤진 의복을 입는 이도 나뿐이리라. 이 날 아침에도 몸에 지닌 색깔이 너무 많아서 약간 개의하며 집 밖을 나서고 있었다 눈에 띄는 여섯 가지(그중에는 연분홍 스니커즈,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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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feat.냉소적What am I doing? 2022. 5. 18. 14:17
1. 예전에 중국어 학원 다니던 시절, 선생님이 수업 시작하기 전마다 연습시킨 속담이 있었다. '뚱뚱이 한 입 먹어 되는 것이 아니다(胖子不是一口吃出来的)',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不怕慢, 只怕站)' 가 그것이다. 언어를 함에 있어 첫 술에 배부를 거라는 생각일랑 하덜말고 자강불식하라는 그런 가르침이다. 안타깝게도 그 후 중국어는 굉장히 오래 멈췄고, 이제 다시 회복하려고 몸부림치는 중이다. 몸은 꾸준히 먹어 뚱뚱이인데, 중국어는 안 뚱뚱이라는 것이 슬프다면 슬픈 현실. 2. 저 중국 속담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꾸준히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스페인어이다.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시작한지 이제 800일이 넘었다. 800일 동안 쉬지 않고 매일 5-10분 정도 스페인어를 학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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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 - 손에 못이 박이다What am I doing? 2022. 5. 10. 11:46
독서모임에서 위화의 초반 두 챕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책의 한국판 서문은 중국 정부의 과도한 검열을 피하기 위해 천안문 6.4 항쟁을 에둘러서 5월 35일로 표현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특정 사안에 대해 소설이라는 허구적 양식을 빌리면 출판 가능하지만, 논픽션이면 금서로 지정되는 작금의 상황을 사뭇 부드럽게 비판한다. 마침 모임 친구가 전자의 예로 출판되었던 를 읽었다며 소개해주었다. 문화대혁명의 격동 속에서 살아가는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 와중에 선량한 선생이 단지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살해되기까지의 군종심리와 그 사이에 요동치는 개인의 자각을 인상 깊게 묘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줄거리와는 상관없이 문득 내 귀를 끄는 말이 있었다. 지식인과 노동자를 식별하는 방법은 손톱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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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회전 재탕하다가What am I doing? 2022. 5. 7. 12:54
약간 흐름이라는 게 있다. 중드는 한번 들어가면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달리게 하는 마약 같은 맛이 있다. 미드는 약간 생활 같다. 그냥 부담 없이 켜놓는다. , , 그리고 요즘은 를 그냥 생활처럼 켜 둔다. 가끔 진득하니 자리 잡고 볼 때도 있지만, 보통은 그저 배경음악처럼 떠들게 내버려 둔다. 일드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안 본다. 유일하게 부담없이 보는 것이 . 일본은 드라마보다는 애니메이션 쪽이다. 재탕에 삼탕에 사골 국 마냥 우려먹는 것이 있으니 , , 이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본 작품은 한번 보면 끝이다. 중드기의 도래와 함께 일드와 아니메가 버림 받고 덩달아 일본어가 홀시된 지 꽤 오래이다. 그래서 중드도 약간 쉬어가는 타임이고, 일본어 시동이나 걸 겸 작년 초에 재밌게 봤던 을 꺼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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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What am I doing? 2022. 5. 5. 22:57
1. 요즘 여기저기 일을 벌이고 다닌다. 일생을 게으르게 살다가 가끔 삘 받으면 일 치고, 그러다가 지치면 맥이 풀린 듯 깊은 동굴에 웅크리고 누워 가일층 게을러진다. 손 씻다가 나는 과연 게으른가 부지런한가로 고민했는데, 부지런한 사람보다는 게으르고 게으른 사람보다는 부지런하다는 일말의 통찰력도 없는 답을 매번 도출하곤 한다. 이제 이런 쓸데없는 질문은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2. 친구의 압박으로 허벅지 운동을 시작했다. 역시 인간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을 단련하니 기분이 좋긴한데 하루에 운동은 한 가지만 한다는 지키지 않아도 되는 철칙이 있어 자세교정 요가를 안 했더니 다시금 거북목의 압박. 다른 친구는 그럼 허벅지 튼튼한 거북이가 되었겠다며 반색. 3. 조카를 제외하고 요즘 내 덕질의 대상이라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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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 - 难留少年时What am I doing? 2022. 4. 22. 13:40
1. 요즘 들어 가장 생각 없고, 마음은 침잠하고, 발은 빨빨거리며 돌아다니고, 입은 주둥이를 후려칠만한 말만 나불거린 한 주였다. 이럴 때는 사람같은 것은 만나면 안 되는데 굳이 마주하고 구업을 쌓고 상대의 코나투스를 떨어뜨린다.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한 채 남들이 나를 음해한다는 생각만 커져간다. 심연의 괴물이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있는데 그 목구멍 속을 들여다보는 기분. 기댈 것은 다른 이들의 너그러움뿐. 그간 내 우패를 잘도 견딘 사람들 아닌가. 2. 수면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정해져있는데, 밤에 늦게 자니 문제다. 낮동안 내 앞에서 열심히 말하는 사람 앞에서 정신줄 놓을 것 같아, 오늘은 꼭 초저녁부터 밥도 먹지 말고 잠을 자야지 다짐하지만, 오롯이 보낼 수 있는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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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4월What am I doing? 2022. 4. 8. 14:15
3월 목표를 쓰지 않았더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게 훌쩍 지나갔다. 매일의 기록을 살펴보니 독서와 덕질, 그리고 약간의 창의적인 활동으로 점철된 한 달이었던 듯싶다. 2월부터 시작한 아랍 문자 익히기는 계속되지만 영 지지부진하다. 나이 들면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걸 지금껏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게 혹시 그 징후인가 싶을 정도이다. 하긴, 대학 때부터 했던 일본어는 아직도 가타카나 까막눈이니 이게 꼭 기억력 문제로 치환할 거리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누가 봐도 노-오력이 부족한 듯. 3월 내내 한시를 하루 한 편씩 외웠는데, 약 30여 수 정도 외운 후에 그제부터 복습을 시작했다. 한시는 절구만 외워서 오언절구든, 칠언절구든 한 수 외우는데 2-3분밖에 안 걸리는데 다음날 되면 매번 첫 행이나 세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