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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수도갈망우견니(谁都渴望遇见你)》장철한 위주 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2. 3. 21. 12:44
제목을 굳이 풀자면, 모두 너를 만나고 싶어 해. 이 제목은 여주인공인 뤄시(나계(罗溪), 장뤄난章若楠(장약남) 분)를 향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별안간 남자 주인공인 장민(장철한 분)에게 그의 양어머니가 들려주는 대사로 나온다. 너무나도 의외였지만, 그래서 순간 더 좋기는 했다. 일단 설부터 풀자면, 나는 중국 현대극을 보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못 본다. 거의 유일하게 본 현대극은 《가유아녀(家有儿女)》라는 시트콤으로, 오로지 중국어 학습용으로 부담없이 봤다(물론 100편이 넘지만). 그 외의 것들은 2편 이상 넘어간 적이 없다(그래서 내 중국어가 자꾸 친구에게 통촉하고, 외람되고, 무엄하다고 말하는 수준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본 까닭은 오로지 장철한을 그의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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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 vs 실천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18. 16:59
이 책은 마르크스의 몸에 녹슬듯이 엉겨 붙은 엥겔스와 레닌, 그리고 막시스트들을 떼어내 마르크스 철학의 실체만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 끈질긴 시도는 약 800페이지에 걸쳐 끊임없는 동어 반복이라는 연마제를 통해 진행되는데 얼추 다른 녹들이 다 제거되나 싶더니, 이번에 저자의 녹이 마르크스에게 들러붙는다. 그래도 무쇠 덩어리에게 이 정도 산화작용은 불가피한 일 아니겠는가. 결국 강신주의 눈으로 마르크스를 보겠다고 이 책 펴 들은 것 아니겠는가. 물론 이 책이 마르크스 철학을 논하는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한 눈 어두운 중생이 여기 있지만 말이다. 처음의 파리코뮌 얘기는 꽤 즐겁게 시작했다. 누군들 싫어하겠는가 혁명의 휘몰아침의 한가운데에 몸을 누이는 것. 그런데 중간부터는 점차 중언부언하여 때려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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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14. 13:40
원제는 읽으면서 줄곧 무기가 된 철학 없이도 적수공권으로 딱밤 한 대 세게 때려주고 싶었다(목적어 없음). 그냥 자기 전에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책 전체를 관통하는 아전인수와 이현령비현령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오류를 찾겠다고 덤벼드느라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예전에 제목에 끌려서 조금 보다가 너무나도 얼토당토 하지 않아서 이번 생에는 만날 일이 없겠거니 했는데, 최근 합류한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기로 결정한 것이다. 호리유차 천지현격(毫釐有差天地懸隔)이라는 말이 있다. 털 끝의 차이로 하늘과 땅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다. 철학자의 언설이나 사상을 약간만 다르게 해석해도 이미 원래와는 전혀 다른 뜻이 된다. 작가도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제38장, 소크라테스 파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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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여고추리반 1, 2> 잡설오덕기(五德記)/韓 2022. 3. 10. 13:07
예능 중에 유일하게 본방 사수하던 예능이 있었는데 그거슨 바로 . 그러다가 이 같은 PD의 작품으로 대탈출과 궤를 비슷하게 한다고하여 시청을 시작했다. 작년 5월에 여고추리반 1을 다 보고, 이번에 여고추리반 2를 본 후, 다시 여고추리반 1부터 복습. 시즌 1을 시청할 때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평생 안 하던 수공업을 해보겠다며 양말목 공예에 입문했는데, 바구니 만드는데 집중하느라 내용을 아주 쌈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시즌 2는 정리수납 과정을 들으면서 냉장고와 주방 등을 정리하며 시청하느라 역시 내용 이해에 어수룩함이 많았다. 친구들에게 시청을 권했는데, 그들의 시청 후기를 내가 잘 이해 못해서 그 찌-찝함에 시즌1부터 복습. 이번에는 조금 집중력을 높여서 (그럼에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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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목인(色目人) 유감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7. 12:53
언젠가 대화를 나누다가 색목인까지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색목인이 실은 눈동자 색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개념이라고 하자, 같이 이야기를 듣던 친구가 충격을 받으며 그 자리에서 검색을 하더라. 그리고 그다음에는 내가 더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색목-인 色目人: 명사 1. 중국 원나라 때에, 유럽이나 서아시아, 중부 아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을 통틀어 이르던 말. 주로 터키인, 이란인, 아랍인을 이르던 말인데 피부색이나 눈동자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내가 어버버하면서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하는 국립국어원에 고쳐달라고 얘기해야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 깡그리 잊었다가 얼마 전에 읽던 책에서 또 색목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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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잡설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2. 18:10
친구와 매년 대작 한 편씩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0년에는 움베르트 에코의 을 읽었고, 2021년에는 나는 을 읽자고 하였고, 친구는 그러면 지옥편만 보자고 하였다. 내가 그런 게 어디 있냐 끝까지 다 읽어야지 하니 친구는 그러마 하였다. 그러나 며칠 후에 좀 읽어보던 내가 먼저 다른 책을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 했다. 마침 당시에 조지 스타이너의 라는 평론서를 재밌게 읽던 차였다. 다만 책을 읽는 내내 절름발이 오리가 된 느낌이었다. 톨스토이 책은 몇 권 읽었는데 도스토예프스키를 딱히 읽은 기억이 없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좀 제대로 읽고 다시 이 평론서를 읽으면 어떨까 싶었다. 친구는 오케이 했고, 최종 결정된 책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다. , 등을 고려하다가 별안간 정해졌다. 원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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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랑야방지풍기장림(琅琊榜之风起长林)>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2. 2. 28. 12:59
은 12월 8일에 와 함께 시작했고, 2월 20일에 시청 완료. 물론 중간에 한 달 반 정도는 복습하느라 아예 보지 않았고, 이후에 하루 한 두 편 보는 정도로 꾸준히 봤다. 을 본 의리도 있는 데다가 딱히 이탈할 이유도 없고, 드라마 분위기도 고급져서, 흡인력이랄 것이 없는 이 드라마를 숙제하듯 끝냈다. 확실히 덕후 몰이용은 아니다. 이 내용이 50편을 할 정도인가 싶었다. 스토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캐릭터는 평면적이라 초반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편을 온라인 쇼핑이나, 컴퓨터 파일 정리를 하면서 봤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었다. 소문을 듣자하니, 랑야방 3도 찍는다는데, 원작자 하이옌은 어찌 보면 아예 양나라 역사를 새롭게 쓰는 중인 듯. 사실 양나라는 우리 역사와 꽤 관련이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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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객> 오디오북 1회 완독 혹은 완청오덕기(五德記)/中 2022. 2. 22. 14:42
최근 와 을 시청 완료했지만, 오늘은 2022년 2월 22일로 방영 1주년을 맞이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마침 그제 원작인 오디오북을 다 들었다. 오디오북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 글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당시 오디오 드라마와 오디오북을 같이 듣다가 오디오 드라마는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간 이해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담담하게 연출한 오디오북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만 달렸다. 주로 오디오만 듣기도 하고, 가끔은 책을 읽으면서 함께 듣기도 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나갈 준비 하면서 듣다가 바삐 움직이던 손도 멈추고 그대로 멍하니 귀 기울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여, 소설을 다 읽고(듣고) 나니, 소설은 소설대로 재밌긴 한데, 이를 각색한 드라마 작가의 노고도 실로 대단하다. 소설은 전반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