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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잡설學而時習之不亦悅乎/기타등등 2022. 3. 2. 18:10
친구와 매년 대작 한 편씩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0년에는 움베르트 에코의 을 읽었고, 2021년에는 나는 을 읽자고 하였고, 친구는 그러면 지옥편만 보자고 하였다. 내가 그런 게 어디 있냐 끝까지 다 읽어야지 하니 친구는 그러마 하였다. 그러나 며칠 후에 좀 읽어보던 내가 먼저 다른 책을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 했다. 마침 당시에 조지 스타이너의 라는 평론서를 재밌게 읽던 차였다. 다만 책을 읽는 내내 절름발이 오리가 된 느낌이었다. 톨스토이 책은 몇 권 읽었는데 도스토예프스키를 딱히 읽은 기억이 없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좀 제대로 읽고 다시 이 평론서를 읽으면 어떨까 싶었다. 친구는 오케이 했고, 최종 결정된 책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다. , 등을 고려하다가 별안간 정해졌다. 원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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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랑야방지풍기장림(琅琊榜之风起长林)>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2. 2. 28. 12:59
은 12월 8일에 와 함께 시작했고, 2월 20일에 시청 완료. 물론 중간에 한 달 반 정도는 복습하느라 아예 보지 않았고, 이후에 하루 한 두 편 보는 정도로 꾸준히 봤다. 을 본 의리도 있는 데다가 딱히 이탈할 이유도 없고, 드라마 분위기도 고급져서, 흡인력이랄 것이 없는 이 드라마를 숙제하듯 끝냈다. 확실히 덕후 몰이용은 아니다. 이 내용이 50편을 할 정도인가 싶었다. 스토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캐릭터는 평면적이라 초반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편을 온라인 쇼핑이나, 컴퓨터 파일 정리를 하면서 봤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었다. 소문을 듣자하니, 랑야방 3도 찍는다는데, 원작자 하이옌은 어찌 보면 아예 양나라 역사를 새롭게 쓰는 중인 듯. 사실 양나라는 우리 역사와 꽤 관련이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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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객> 오디오북 1회 완독 혹은 완청오덕기(五德記)/中 2022. 2. 22. 14:42
최근 와 을 시청 완료했지만, 오늘은 2022년 2월 22일로 방영 1주년을 맞이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마침 그제 원작인 오디오북을 다 들었다. 오디오북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 글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당시 오디오 드라마와 오디오북을 같이 듣다가 오디오 드라마는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간 이해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담담하게 연출한 오디오북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만 달렸다. 주로 오디오만 듣기도 하고, 가끔은 책을 읽으면서 함께 듣기도 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나갈 준비 하면서 듣다가 바삐 움직이던 손도 멈추고 그대로 멍하니 귀 기울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여, 소설을 다 읽고(듣고) 나니, 소설은 소설대로 재밌긴 한데, 이를 각색한 드라마 작가의 노고도 실로 대단하다. 소설은 전반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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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원청취위演员请就位 S1E6》<面具 가면>오덕기(五德記)/中 2022. 2. 17. 12:22
아래 움짤은 참 많이 봤는데, 알고 보니 저번 포스팅에서 말한 연기 예능 프로그램 의 단막극 의 한 장면이었다. 은 조미가 감독한 작품으로 의 남주와 여주인 설소와 태평공주를 캐스팅하기 위한 오디션 장면에서 시작한다. 의 오디션에 참여한 샤오페이(小飞, 장철한 분)는 가면을 쓴 채, 자신의 가면을 벗기는 세 명의 태평공주 배우와 연기를 해본다(위의 움짤이 바로 그 장면). 감독은 샤오페이를 설소로 정한 후 누가 가장 태평공주 역할에 적합하냐고 물어보니 세 번째가 가장 연기를 진심으로 한 것 같다고 대답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가 각각 제작자와 감독이 꽂아놓은 사람이었기에 배역은 그들에게 돌아간다(젊은 태평, 늙은 태평공주로). 비록 감독의 질문에 여자 친구가 없다는 답변을 하긴 했지만, 세 번째 여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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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올리브올드What am I doing? 2022. 2. 15. 12:25
집에서 내 별명은 다이써. 나 스스로 정한 별명은 올리브올드. 감히 영을 붙일 수는 없어 스스로 올드라 칭하였고, 주변인들 모두 좋은 별명이라 칭찬해주니 더없이 뿌듯하다. 나는 혹여 전우치 같은 자가 매점매석을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어 필수품을 어느 정도 쟁여두는 버릇이 있다. 이들을 각종 리빙박스나 옷장, 서랍, 창고 등에 배분하여 보관하며, 물건들이 어디에 수납되어 있는지 속속들이 파악한다. 남에게 빌려준 필수품은 잘 기억해두다가 여섯 살 조카에게도 "네가 가져간 줄자는 언제 가져올 거니"라며 종종 일깨워주곤 한다. 물론, 조카는 다 가져도 된다. 나는 그냥 줄자를 하나 더 준비하면 되니깐. 가족들은 다들 내게 와서 물건을 찾아가곤 한다. 따라서 물품은 가끔씩 정리하여 수량을 파악하여 부족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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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자경>을 중국어 발음으로 익혀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으리通古今之變/斅學半 2022. 2. 14. 12:40
어린이는 언어를 참 쉽게 받아들인다. 의 오프닝인 노래 중 후렴 "화카이 짜오~ 티엔즐 시아오~(花开早 天知晓 天莫笑 天亦老, 江湖小 天地遥 人去了 我忘了)"를 부지불식간에 몇 번 불렀더니 그걸 들은 조카가 금방 가사와 음률을 따라한다. 아이에게는 무의미한 발음이 연속되는 건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발음 자체로 받아들이지 하는 신기한 마음이 들기가 무섭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노래 후렴구가 세 글자씩 떨어져서 나도 앞부분 가사보다 금방 외웠는데, 역시 세 글자씩 끊으면 외우기 쉽다. 이런 특성을 노려 중국에서 무려 송나라 때에 어린이 교육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으니 바로 이다. 은 대학원생 시절 양계초 책 번역 사업에 동원되어 험하게 착취당하다가 접하게 되었다. 양계초가 자기는 의 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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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天地不仁What am I doing? 2022. 2. 10. 12:58
27편에서 엽백의는 자신들을 함께 죽이라는 주자서와 온객행을 향해 용배를 허공에 가른 뒤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天地不仁 以万物为刍狗。温客行, 你若肯留在四季山庄改过向善也罢。若是让我在江湖再碰见你, 定取你性命! “ "천하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엮은 개처럼 대한다. 온객행, 네가 만약 사계산장에 머물며 개과천선하겠다면 그리 해라. 그러나 만약 강호에서 너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반드시 네 목숨을 앗아가겠다." 저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의 출처는 노자의 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언설이다. 세상만사 돌아가는 일에 이치와 의미를 부여하려는 자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일견 차갑게 얘기해주기 때문이다. 천지에서 만물이 나고 자라지만 그것은 의도가 있어서도, 긍휼한 마음이 있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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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a Dies Sine Linea_계획 등What am I doing? 2022. 2. 9. 13:35
1.2월 계획 드디어 2월에 해치우고 싶은 일들 목록을 정했다. 내일이면 2월하고도 중순인데 아직 한 자릿수니까 괜찮다. 약 4월 정도 되면 2022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듯. 발 빠르기가 이대호 급이다. 하여, 2월의 목표로 정한 것이 먼저 작년 5월부터 읽기 시작했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완독이다. 체크해보니까 총 3권짜리 책(문학동네, 김희숙 역) 중 1권을 작년 8월 15일에 끝냈는데, 아직도 2권이다(안 읽고 있었다는 뜻이다). '썩는 냄새'라는 부분에서 지박령이 걸려 계속 맴돌았는데 얼마 전에 넘어섰다. 대충 하루 2 챕터씩 읽으면 2월 내에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영어 발음 점검이다. 조카와 영어로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예전부터 대충 했던 발음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게 느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