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기(五德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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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장가행 长歌行> 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1. 10. 18. 12:17
을 본 후 오랜만에 중드의 세계로 돌아왔다. 진정령 스핀오프 영화 두 편 빨리 스킵하면서 보고, , , , , 그리고 영화 등을 보았으나 다들 한 편, 혹은 20분을 견디지 못하고 하차했다. 그러다가 과 같이 시작했지만 역시 1편을 끝내고 멈췄던 이 생각났다. 처음 이 드라마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시작했다. 조조 덕후 시절 그의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함께 덕질의 대상이 되었던 조식의 악부시 중에 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시대 배경은 당태종이고 주인공 이름이 장가이다. 별안간 조식의 장가행을 드리워본다. 曹植 墨出青松之烟,笔出狡兔之翰。 古人感鸟迹,文字有改判。 尺蠖知屈伸,体道识穷达。 이야기는 현무문의 변에서 시작한다. 당고조의 태자인 이건성의 여식이 바로 주인공인 이장가이고, 이 이장가의 사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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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진정령 陈情令> 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1. 9. 30. 10:14
나같이 한번 시작하면 달려야 하는 사람에게 중드는 위협적이다. 수면을, 올곧은 자세를, 시간을, 정신을, 건강을, 그리하여 인생을 갉아먹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바로 중드이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제어가 잘 되는 것 같기도. 그리하여 50편을 엿새 만에 봤다(이 정도면 제어가 된 것이다). 누군가가 추천하긴 했는데 BL 소설 기반이라 그래서 딱히 당기지 않았다. 하긴 내가 최고의 중드라고 칭송하는 랑야방도 소설의 초반부는 BL이었고 나중에 이 부분은 다 걷어냈다고 한다. 드라마화하면서 각색만 잘하면 본디 발 담그고 있던 장르가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해당 작품의 왓챠 리뷰에 있는 수많은 부녀자(腐女子)의 한 줄 평을 보면서 약간 겁먹긴 했다. 초반 음호부를 탐하는 모습이나 전반적인 장렬함이 반지의 제왕 도입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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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랑야방(琅琊榜)> 잡설오덕기(五德記)/中 2021. 9. 28. 14:39
2015년에 이 작품을 처음 접했다. 워낙 명성이 자자했지만, 중극 사극은 예상이 되는지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본 중국 드라마 중에 최고이며, 여타 국가의 드라마를 다 합쳐도 손에 꼽을 정도로 명작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 번 보았고, 요즘도 가끔 생각나면 보며, 오디오북을 들을 때도 있다. 이 글의 제목이 잡설이니 잡설이나 해보고자 한다. 이 드라마를 처음 보던 당시에는 제목의 표기법에 굉장히 불만이 많았다. 왜 한국 제목을 랑야방이라 했을까. 한글 표준어 기준에 따르면 낭야방이 올바른 표기법이다. 낭야는 유서 깊은 중국의 지명이다. 제갈 공명이나 왕희지가 바로 이 낭야 출신 유명인이다. 낭야각주인 린신이나 집사인 려강도 실상은 인신이나 여강이라고 불러야 한다. 그러다가 별안간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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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처음 사랑을 한 날에 읽는 이야기(初めて恋をした日に読む話)>오덕기(五德記)/日 2021. 9. 24. 13:53
이번 추석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름도 알지 못했던 드라마이다. 연휴가 시작되면서 길이가 짧고 가벼운 드라마를 찾다가 접하게 되었다. 요즘 읽는 책이 모두 어렵고 무거워서 오로지 감성만 자극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바로 , 일명 하지코이(하지메떼코이오시따히니요무하나시). 배경지식이나 들은 풍월이 없는 상태에서 드라마를 찾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내가 아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찾는 것이다. 주인공 역을 맡은 후카다 쿄코는 영화 에서 로봇 연기하는 것으로 이미 접하였고, 유명하다는 것도 알지만 내가 익숙한 배우는 아니다. 이 드라마로 인도한 배우는 나가야마 겐토이다. 사실 이름도 몰라서 로 검색해서 에 모두 출연한 배우를 찾았다. 그랬더니 이 배우가 하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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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하이큐!!(Haikyu!!)오덕기(五德記)/日 2021. 9. 15. 13:43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 제목을 가진 애니메이션이 있다. 배구 만화 제목이 배구라니. 그런데 애니메이션을 보니 일본에서는 배구라고 안 하고 발리볼이라고 하는 듯싶다.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온 동료가 이 만화를 매우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이 사람의 후임자 또한 만화책이 완결되어서 첫 월급을 받자마자 전질을 질렀다고 한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첫 편은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 이론에 입각한 일본어 습득을 위해서 오로지 일본어만으로 시청했다. 다 보고 나서 음 생각보다 평범하군.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글 자막을 키고 다시 보았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나의 일본어 듣기 능력이 세세한 내용을 잡아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 컴프리헨서블 인풋이고 나발이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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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바오베이(LuoBaoBei, 洛宝贝), 풍미원산지(Flavorful Origins, 风味原产地)의 씁쓸함오덕기(五德記)/中 2021. 9. 14. 16:24
1. 뤄바오베이는 조카에게 보여줄 적당한 영어 콘텐츠가 없나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나왔다. 페파피그와 다니엘 타이거에 흥미를 잃은 유나에게 교육적이고 영어 표현도 좋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Luobaobei라는 글자도 보이지 않아서 그저 섬네일만 보고 시작했는데, 내용에 할머니 할아버지도 나오고, 특히 할머니가 손녀의 머리를 빗겨주는 장면이 나와서 유나의 머리를 벗겨주는 우리 엄마가 생각나면서 이것을 권해줄까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태극권이 나오고 중국 냄새가 팍팍 나는데 거부감도 팍팍 드는 것이다. 왜 이 콘텐츠는 중국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영어로 진행되지? 하면서 말이다. 알고 보니 원래 중국 애니메이션으로, 내가 일전에 블로그에서 중국어 공부용 애니메이션으로 추천했던 희양양(喜羊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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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어 걸스>와 <선술집 바가지>에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를 더하고 이스탄불을 추억하기오덕기(五德記)/등등 2021. 9. 13. 12:22
요즘 영어 공부한답시고 를 즐겁게 본다. 넷플릭스 알고리즘에서는 가 걸려서 덩달아 시청했다. 는 한 소도시 아니 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이뤄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길모어 걸스의 배경인 스타즈 할로우에서 마을 사람들은 서로 간의 사정을 속속들이 안다. 이웃이 키우던 고양이 장례식에도 모이고, 마을 행사도 많다. 매번 같은 음식점에서 모여 밥을 먹고 헤어지고 슈퍼마켓도 하나이다. 그들은 그 부모 대부터 알고 있고, 각자의 성장 과정도 지켜보았다. 는 도쿄의 변두리에 위치한 한 음식점 이야기를 다룬다.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두 딸은 부모가 운영하였던 남긴 작은 음식점을 잇게 된다. 이 음식점에는 부모 대부터 이용했던 단골들이 출근 도장을 찍는다. 이 음식점 사장과 손님들 사이에는 끈끈한 라포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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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BBC] 남과 북(North and South) - Elizabeth Gaskell오덕기(五德記)/등등 2021. 3. 3. 16:33
하나뿐인 친구가 을 추천하였다. 몇 번을 보려고 시도하였지만 3분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2021년은 안 본 것을 보기로 한 원년이다. 주야장천 틀어 젖혔던 프레이저, 빅뱅이론, 모던 패밀리, 고독한 미식가 대신 새로운 것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면 보라 하였지만, 제인 오스틴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예전에 정말 뜬금없이 영화 을 보고 잠시 책을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소설 읽기는 언제나 뒷전이다. 이 엘리자베스 개스켈이라는 작가는 제인 오스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다. 혹자는 사회상을 담은 제인 오스틴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드라마에서는 소위 제인 오스틴 적 냄새와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상이 잘 버무려져 있다(아마도). 참고로 이 소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