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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 블타바에서의 뱃놀이, 우 즐라테호 티그라여행/체코-헝가리 2020. 4. 24. 16:52
블타바에서의 뱃놀이는 여행 전부터 친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꼭 하기로 약속한 것이었다. 뱃놀이 자체보다는 여행지에서 시선의 높이를 바꾸고 싶었다. 스메타나의 중 블타바를 그리며 왔는데 블타바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도 아쉬웠고 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보무도 당당하게 슬로반스키 섬으로 향하였다. 입구에 들어가는데 날벌레들이 엄청났다. 그리 깊지 않은 하천에 수풀이 우거지다 보니 필연적으로 유속이 느려지고 거기에 벌레들이 우글우글하다. 물론 잠실야구장에 출현하는 동양하루살이 떼의 혐오스러움에는 필적하지 못하지만. 동양하루살이 떼가 최고존엄이시다. 그러나 사람은 언제나 당면한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입을 열면 입에 들어갈까, 눈을 뜨면 눈에 들어갈까, 우리는 손을 훠이 훠이 휘저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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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구시청사, 카페 에벨, 요세포프여행/체코-헝가리 2020. 4. 22. 16:34
늦은 점심을 먹고 이동한 곳은 구시가지 광장에 위치한 구시청사이다. 이미 프라하 첫날부터 와서 천문시계를 보며 고통당했었지만, 이 건물 안에 있는 성모 마리아 예배당 사진의 화려함에 반해 꼭 한번 들려보고 싶었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내부 및 시청탑에 올라갈 수 있다. 원래 성인 입장권은 250 czk(한화 약 12500원)인데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약 40 czk (한화 약 2천 원)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딱히 날짜를 지정할 것도 없이 표를 2장 예매하고, 이메일로 온 티켓을 휴대폰에 저장하였다. https://prague.mobiletickets.cz/ https://www.praguecitytourism.cz/file/edee/2018/11/pct18044_letak_starom-rad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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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 스페인어 공부(로제타스톤, 듀오링고)What am I doing? 2020. 4. 16. 16:08
딱히 새해 벽두부터 각 잡고 스페인어 독파를 부르짖은 것은 아니지만, 1월 어느 순간부터 스페인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일단 저지른 후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이유를 만들었다. 이를테면, 스페인-포르투갈 여행 계획이 있다느니, 훗날 남미 여행을 도모한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아쉽게도 올해 5월에 가기로 했던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은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말이다. 스페인어를 하면 포르투갈어도 대충 뜻을 파악하기 쉽다(약 89%의 유사성, 까딸루냐어보다 포르투갈어와 더 가깝다)는 점도 한몫 했다. 본격적으로 공부한다는 느낌도 갖고 싶지 않고, 학원에 갈 심적, 시간적 여유도 없다. 딱히 교재를 구해 읽거나 동영상 강의도 듣고 싶지 않아 선택한 것이 바로 어플리케이션이다. 아무 때나 쉽게 접할 수 있고,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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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 또다시 프라하 성여행/체코-헝가리 2020. 4. 14. 16:30
*해를 넘어 쓰는 동유럽 여행기(나란 인간이 원래 그렇지 뭐) 아침은 친구가 일본에서 가져온 미슐랭 컵라면과 바나나로 떼우고 우리는 여유롭게 외출 준비. 제일 먼저 향한 곳은 프라하 성. 이틀 전에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통과하였던 곳인지라 친구가 이번에는 입장권을 구입하여 들어가보자고 하였던 터였다. 저번에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에서 산길을 따라 오는 방식을 택했다면 이번에는 정석대로 말라스트라나 지구에서 계단을 따라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고보니 오기 전에 얀 네루다의 라는 단편 모음집 중 한 편을 읽었다. 참고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는 바로 이 얀 네루다의 영향을 받아 필명을 지은 것이다. 얀 네루다를 닮고 싶어하던 파블로 네루다가 더 문명(文名)을 떨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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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드레스덴-구시가지(Altstadt), 그리고 프라하 야경여행/체코-헝가리 2020. 1. 20. 14:30
아우구스트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가니 마치 시간을 거슬로 과거에 온 것 같다. 사람의 신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웅장한 건물들이 검게 변한 채 즐비하다. 우리는 궁정교회를 돌아 잠깐 옆을 보았다. 그곳에는 군주의 행렬이 있다. 대공습에도 살아남은 벽화인데 굳이 비교하자면 드레스덴 판 반차도랄까. 정조의 화성 능행길을 그린 그 그림 말이다. 사진으로는 별 감흥없던 반차도를 실제로 봤을 때 그 규모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군주의 행렬'도 TV에서 봤을 때는 대공습을 피한 벽화로구나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거대하고 화려하여 볼만하다. 이 벽화를 가운데에 두고 소위 말하는 관광지가 양쪽으로 분포되어 있다. 어느 쪽부터 돌아볼까 하다가 일단 츠빙거 궁전과 젬퍼 오페라 극장 쪽으로 향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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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2018년 5월 31일부터의 시간通古今之變/斅學半 2019. 10. 17. 15:47
이 카테고리는 2018년 5월 31일부터 지금까지 약 17개월, 그리고 그 이후의 족적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이 날 무슨 일이 있었는고 하니, 바로 하나뿐인 조카가 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 당시 조카는 무언가를 잡고 겨우 몸을 일으킬 정도의 빠워를 몸에 지녔으며 나의 서식지에서는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첨언하자면 태어나서 100일까지는 우리 집에 있었으니 실제로 떨어져 지낸 것은 8개월 정도이다. 이 기간에도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조카를 보러 가곤 했다. 방문이 어려울 때면 영상통화를 통해 누워서 버둥거리는 아기와 접선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약속의 그 날. 즉, 작년 5월 31일을 기점으로 조카는 우리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였고, 나도 외부에서의 일과를 마치면 집에 돌아와 조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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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 할아버지께 스마트폰을 (feat. 팀뷰어(TeamViewer)로 원격 관리)사람 사는 느낌으로다가/현대인 2019. 10. 14. 14:39
내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소중한 외할아버지가 계시다(읭). 재작년에 70년을 해로하시던 외할머니를 떠나 보낸 후 홀로 적적해 하시는 것 같아서 뭔가 방법을 강구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스마트폰을 쥐어드리자였다. 할아버지에게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현역으로 짱짱하게 돌아가는 애니콜 슬라이드 폰이 하나 있다. 자식들이 스마트폰 하나 해드리겠다고 하면 할아버지는 손사래를 치셨다. 그래서 최대한 할아버지의 생활 방식을 건드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접하도록 하고싶었다. 돈 쓰는 것도 굉장히 싫어하셔서 돈이 안 드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남는 스마트폰에 데이터쉐어링 유심을 끼워 드리는 것이었다. 나는 마침 kt 데이터온 비디오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요금제가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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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드레스덴-구시가지(Altstadt) 가는 길여행/체코-헝가리 2019. 9. 6. 15:59
이번 여행에 드레스덴을 굳이 넣은 까닭은 권 화가와의 만남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가져왔던 로망도 크게 작용하였다. 그래서 권 화가가 베를린에서 드레스덴으로 거처를 옮긴다고 했을 때 쾌재를 불렀다. 반드시 방문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는 것이 아니겠는가. 드레스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어렸을 적 책에서 본 바로 이 사진 때문이다. 원래 세계대전같이 화기류가 공공연해진 이후의 역사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데, 이 사진은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 사진은 '드레스덴이 무너진 날' 시청사에서 폐허를 내려다보는 동상의 모습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나흘간의 폭격을 맞으면서 잿더미가 되었던 드레스덴을 기록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동상이 상징하는 바는 바로 '선량함'. 인류의 짓거리를 보면서 무뢰배의 저열함에 ..